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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화가 된 이라크 늪지대, 후세인 축출 후 물공급 재개 - 2005-02-23


이라크 남부의 방대한 늪지대는 기독교 구약 성서에 기록된 에덴 동산으로 믿어지는 곳입니다. 면적이 한때 광범위했었으나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늪지대의 물을 고갈시키는 바람에 거의 완전히 소멸되다시피 했던 이 늪지대가 현재 다시 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결과는 미지수이고, 전문가들은 이 방대한 늪지대의 복원될 수 있는 면적은 아주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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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했을 당시 이라크 남부 늪지대는 총면적의 93퍼센트가 말라버린채 소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사담 후세인은 늪지대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이 자신의 통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늪지대 주변에 댐을 건설해 물공급을 차단하고 거의 20년 동안 물을 다른 곳으로 빼돌렸습니다.

미국 듀크 대학교 환경학자인 커티스 리처드슨 교수는 사담 정권의 사막화로 인해 늪지대의 다양한 야생생물 생태계가 소멸됐을 뿐만 아니라 50만 명에 달하는 늪지대 거주자들에게 5천년에 걸쳐 전해진 문화도 소멸돼가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늪지대 사람들은 이 곳에서 물고기를 잡고 물소를 기르며 늪 한 가운데 자연적으로 자라는 키 큰 갈대의 잎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에서 살아왔습니다.

“ 그 곳에 당도해 보니 엄청난 비극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정말로 충격적인 일이 벌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극도의 가난이었습니다. 실제의 늪지대 아랍인들은 집을 잃고 이란으로 쫓겨갔으며 7만5천 내지 8만 명 정도가 10년 동안 천막 안에서 살아왔습니다. ”

리처드슨 교수는 이라크 남부 늪지대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후원으로 국제 전문가팀을 이끌고 토양과 수질 검사, 동.식물 조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담 후세인 축출 후 이 늪지대의 20 퍼센트에 물공급이 재개됐다고 보고했습니다. 늪지대에 물공급이 재개된 것은 이라크 정부와 현지 주민들이 물길을 다시 늪지대로 돌리고 늪지대로 흘러드는 물 공급원인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많은 강수량으로 불어난 덕분이었습니다. 그 덕택으로 늪지대에서 사라졌던 야생 동물들의 절반 정도가 다시 돌아왔고 쫓겨났던 늪지대 아랍인 수 천 명도 귀향했습니다. 야생 식물들도 되살아났습니다.

별도의 캐나다 정부 재정지원으로 늪지대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던 온타리오 소재 워털루 대학 베리 워너 교수의 말입니다.

“ 적어도 지금까지는 늪지대와 연결된 자연의 물공급 체계가 유지됨으로써 이 곳에서 1970년대초 파괴되기 이전 처럼 야생 식물군이 되살아 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이라크 남부 늪지대 대부분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이 빠져 버린 늪지대에 페르시아만의 바닷물이 넘쳐든 후에 오랫 동안 자연적으로 생겨난 소금 때문에 늪지대 식물군이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늪지대에서는 또한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셀레늄이라는 독성 철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돼 있습니다. 그러나 살충제 잔류성분 등 유독성 화학물질들의 오염수준이 아주 낮은 좋은 수질의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의 물이 늪지대로 흘러들면 서서히 오염물질이 해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접국들인 터키와 이란이 자체의 물수요 때문에 늪지대로 흘러드는 물길의 일부 또는 전부를 차단해 버리면 이라크 남부 늪지대의 복원은 어려워지게 된다고 커티스 리처드슨 교수는 우려합니다.

“ 터키와 이란은 엄청난 규모의 수자원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입니다. 터키는 유프라테스 강으로부터 흘러드는 물을 거의 전부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란은 강가에 거대한 둑을 쌓아 유프라테스 강의 물길을 차단함으로써 물을 빼돌려 쿠웨이트에 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라크 남부 늪지대는 언제라도 물공급이 차단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

따라서 이라크 남부 늪지대의 복원작업은 인접국들의 이 같은 조치들을 포함해 복잡한 상황이 겹치는 상황을 방지하는데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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