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북한 경비정 3척이 1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 2곳을 침범했다가 남한 해군 함정의 함포 사격을 받고 퇴각한 사건과 관련해, 남한이 중대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남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 2척이 1일 오전 서해 소청도 해상에서 북방 한계선 쪽으로 접근하다 남한 해군의 경고 방송을 받고도 이에 불응한 채 북방 한계선을 넘어 계속 남하하다가 2차례에 걸친 추가 경고 방송을 받고 1척은 북상했고, 나머지 1척은 북방 한계선 남방 2.7마일 해상까지 넘어 왔습니다.
이에 남한 해군은 3회에 걸쳐 기관포로 경고 사격을 했고, 북한 경비정은 북방 한계선을 넘어 북상했다가 다시 북방 한계선을 침범했으며, 남한 해군 초계함의 함포 사격을 받고 마침내 퇴각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도 북한 경비정 1척이 북한 한계선을 침범했다가 남한 해군의 경고 방송을 받고 북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해군 사령부는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남한 전투함들이 북한 수역에서 정상적인 경계 근무를 수행하고 있던 북한 해군 경비정에 여러 발의 포 사격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사건의 주모자를 처벌하고 다시는 그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 해군 사령부는 2차례 서해 교전이 벌어진 민감한 수역에서 감행된 남한 군의 군사적 도발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책동이며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북한 해군 사령부는 이번 사건이 중대한 무장 충돌로 번지지 않은 것은 북한 군인들의 높은 자제와 인내의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남한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당시 서해 북방 한계선 부근에서 중국 어선 80여 척이 조업 중이었던 점에 비춰, 북한 경비정들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북방 한계선을 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서해교전 이후 남북 대치 상황이 악화된 틈을 타 중국 어선들의 북방 한계선 인근 해상 불법 조업이 크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른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5월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새로운 교전 규칙에 대한 남한 해군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서울의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정부와 남한 정부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북방 한계선은 1953년 한국전쟁 정전 직후 미군 주도의 연합군이 북한과 협의없이 설정한 해상경계선으로, 북한은 1999년 북방 한계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1999년과 2002년 2차례에 걸쳐 서해에서 남북한 해군이 충돌해 양측에서 수 십명의 군인들이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