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은 지난 50년 이상 동안 서울의 중심부에 있는 용산 기지 내에 사령부를 두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 한국과 미국 정부는 2008년까지 용산 기지를 폐쇄하고, 미군 부대들을 서울에서 남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진 평택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이 용산 기지를 한국에 반환하고, 8천 명 미군병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문제를 처음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0년대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났습니다.
첫째, 약 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방법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제 그 군기지 이전 비용은 한국 정부가 부담하기로 결정됐습니다. 다음에는 국토가 좁고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 내에서 적당한 새로운 주둔지를 찾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도시들은 새로운 미군 기지를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수의 외국인들, 특히 난폭한 젊은 미국 군인들이 주둔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지도 모른다는 주민들의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서울 시민들은 용산기지 폐쇄로 민간인들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용산 기지 이전 문제는 북한이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 1990년대 초에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서울과 워싱턴의 국방 당국자들은 미군기지 이전이 북한의 더욱 대담한 군사적 행동을 부추길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안보문제 전문가인 전인영 교수는 주한 미군 기지 이전 논의가 오래 전부터 제기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은 미군 부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은 용산 기지 이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논의 자체는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인영교수는 지적하면서, 이른바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미군이 용산기지에 더 오래 주둔하기를 바라는 반면에 젊은 세대들은 미군의 이전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용산 기지 이전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해외주둔 미군을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주한 미군의 숫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안에 적어도 주한 미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만2천 명의 보병이 한국에서 영구 철수할 예정입니다. 이 곳 워싱턴 전략국제문제 연구소CSIS의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 연구원은 미국은 전 세계 미군의 현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0년 동안 존재했던 냉전 시대의 군대 배치가 지금도 유효한 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신속한 용산 기지 폐쇄로 인해 한반도 방위 공약에 대한 미국의 결의에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인혼 연구원은 미국이 이전 시기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맹국인 한국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용산 기지 이전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아인혼 연구원은 한국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그같은 움직임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많은 한국 국민들에게 용산 기지 폐쇄는 한국이 국력과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했다는 신호가 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의 전인영 교수는 일본이 한반도를 통치하던 20세기 전반기에는 일본 군이 용산 기지를 점령했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일본이 세계2차대전에서 패배한 후 미군이 용산 기지를 차지함으로써 일부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여전히 외국의 점령하에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용산 기지는 일종의 미국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는 전 교수는, 그같은 우월성은 이를 테면 오만함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서울 한 복판에 대규모 군 기지가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재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바로 그것이 한국인들의 정서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