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2035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공상 과학 영화 [I, Robot] - 2004-07-25


공상 과학 영화 [아이, 로봇]이 최근 미국에서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는 작가 이삭 아시모프가 1950년에 발표한 유사한 제목의 단편 소설집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사모프의 유명한 그 소설과 유사한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

공상 과학 영화 [아이,로봇]은 2035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로봇이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집안 청소를 담당하고, 쓰레기를 치우며, 시장을 보는 일도 맡고 있습니다. 로봇이 등장한 지는 20년이 지났고, 그 동안 로봇은 사람들의 시중을 들고, 또 사람들을 보호했습니다.

로봇은 3가지 기본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어떠한 해악으로부터도 인간을 보호하고, 스스로 인간을 해치지 않으며, 인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하드 드라이브에는 이같은 3가지 원칙이 아주 깊숙히 각인돼 있기 때문에 로봇 발명가인 래닝 박사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 래닝 박사의 시중을 들던 로봇이 그같은 범죄를 자행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델 스푸너 형사는 예외였습니다.

스푸너 형사가 래닝 박사의 시종 로봇인 소니에게 래닝 박사를 살해한 이유를 묻습니다. 하지만 소니는 자신은 래닝 박사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완강히 부인합니다. 그렇다면 범죄현장에서 숨어 버린 이유를 설명하라는 스푸너 형사의 말에 소니는 무서웠기 때문이었다고 대답합니다.

스푸너 형사는 로봇은 두려움과 배고픔 등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잠도 자지 않는다고 반박하지만, 소니는 자신은 그런 모든 것들을 느끼며 심지어는 악몽도 꾼다고 말합니다. 스푸너 형사는 인간이 꿈을 꾸고 개도 꿈을 꾸지만 로봇은 단지 기계일 뿐이라고 다시 한 번 지적하면서, 로봇은 교향곡을 작곡할 수 없고, 걸작 미술품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하지만, 소니는 스푸너 형사에게 그렇다면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로봇 소니의 그같은 발언은 스푸너 형사를 놀라게 만들고, 살인 사건 수사에 전혀 새로운 장을 열어 줍니다. 래닝 박사가 로봇 소니를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아니면 소니가 우연히 인간의 감정의 일부를 획득하는 쪽으로 진화됐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됩니다. 스푸너 형사는 오래 전부터 로봇이 어느 날엔가 세계를 접수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해 왔습니다.

스푸너 형사가 살인 사건 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잘 알려진 로봇에 대한 스푸너 형사의 반감은 일부 사람들로 하여금 스푸너 형사가 단지 로봇에게 범죄의 책임을 전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수잔 캘빈 박사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캘빈 박사는 로봇에게 단순한 인간의 특징들을 프로그램한 과학자입니다.

켈빈 박사는 스푸너 형사가 로봇에게 범죄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로봇에 대한 개인적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스푸너 형사는 캘빈 박사가 자신을 정신병 환자 취급한다고 반발하지만, 캘빈 박사는 스푸너 형사가 단지 로봇 하나가 고장난 것일뿐이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모든 로봇이 나쁘다고 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캘빈 박사의 견해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 입증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켜 정부를 접수하려고 시도합니다. 이제 인류의 운명은 스푸너 형사의 손에 달리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푸너 형사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이냐고 묻자 캘빈 박사는 약 6분이 필요하다고 대답합니다. 스푸너 형사는 자신들에게 6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만일 6분이라는 시간이 없다면 어떻게 되느냐고 캘빈 박사에게 묻는 사이에 로봇이 다가와 싸움이 시작됩니다.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스푸너 형사 역을 맡았습니다. 스미스 씨는 이번에 맡은 배역은 전형적인 모험 액션 영화의 영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스푸너 형사는 외향적이고 재미있는 인물이었지만, 비극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감정을 억제하기 시작했고, 문을 열어 놓고 샤워를 할 뿐 아니라 샤워장에는 샤워 커튼도 없고, 오히려 샤워 커튼 봉 위에 권총을 걸어 놓을 정도로 편집광적인 모습을 갖게 됐다고, 스미스 씨는 설명합니다.

영화 [아이,로봇]은 관객들이 스푸너 형사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스푸너 형사의 샤워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샤워 커튼은 없고 커튼 봉 위에는 권총이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조각처럼 잘 다듬어진 윌 스미스의 나신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 됐어야 할 이 장면은 불행하게도 별로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영화의 나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아이,로봇] 아이삭 아시모프가 1950년대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에 어느 정도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당시 로봇이 자의식을 갖고 세계를 위협한다는 구상은 신선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같은 당초의 전제에 대해 현대적인 혹은 철학적인 반전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모순으로 가득차고, 등장 인물들의 성격도 빈약한 편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들의 디자인이 그나마 영화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수 효과도 인상적이며, 차량 추적 장면도 흥미진진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