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 세력들이 다수의 이라크 도시들에서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연합군의 바그다드 함락 1주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세계는 1년전 이라크 수도가 연합군에 함락된 후 이라크 인 들이 미군 병사들의 도움을 받아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던 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동상을 쓰러뜨리는 모습을 지켜 봤습니다.
2003년 4월9일 바그다드에 있던 사담 후세인의 거의 모든 동상이 해방된 이라크 인들에 의해 파괴됐습니다.
바로 그 날 바그다드에서 수 천명의 이라크 인들은 길거리로 몰려 나와 축하 행사를 벌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전 정권과 관련이 있던 정부 건물들을 상대로 약탈을 자행하거나 불을 질렀습니다.
미국 뉴스전문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 CNN의 기술자인 제라드 케인 씨는 바그다드가 해방될 당시 바그다드 시내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 당시 자동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환호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사기는 크게 고양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희망적이고 낙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케인 씨는 그같은 축하 분위기가 곧바로 폭력 사태로 돌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건물들이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무장했고, 닥치는 대로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게는 아마도 그 때가 이라크 전쟁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무정부 상태로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는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그다드로 차를 몰고 들어갔을 때 약 두 세 시간 동안은 사람들이 환호했지만 환호는 급격히 사라지고 그후 약탈, 방화 그리고 광적인 행동들이 시작됐습니다.”
일부 이라크 인들은 그같은 상황을 틈타 강도로 돌변하거나 같은 이라크 인들을 상대로 보복 살해를 자행했습니다. 연합 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지 며칠 만에 바그다드의 살인 사건 발생율은 평상시보다 20배나 급증했습니다.
이라크 군인들이 바그다드의 질서 유지를 위해 맹렬히 노력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랍 세계의 사람들은 바그다드가 그처럼 빨리 함락된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교의 정치학과 학과장인 사미 바루디 교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충격을 받았다기 보다는 기분 좋게 놀란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는 그같은 과도기를 거쳐 민주주의를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현재 우리는 이라크 전체가 대혼란에 빠진 것 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바그다드가 함락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공공 서비스가 향상되고 있고 새로운 이라크 보안군이 훈련을 받은 후 배치되고 있으며 오는 6월 30일에는 이라크의 주권이 이라크 인들에게 이양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난 주 연합군과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한 회교 시아파 성직자 사이의 분쟁으로 바그다드 남부와 동부에서 새로운 저항이 촉발됐습니다.
이라크 공공 서비스 복구 노력에 관여하고 있는 일부 외국 민간인 계약업자들이 저항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동시에 사담 후세인에 우호적인 세력들이 시아파의 소요가 발생한 틈을 이용해 바그다드 서부에서 새로운 공격에 착수했습니다.그 결과 지난 해 연합군이 이라크를 점령한 이래 가장 치열한 전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치열한 전투들이 벌어졌습니다.
22개 회원국을 가진 아랍 연맹의 호쌈 자키 대변인은 오늘날 바그다드의 상황은 1년 전과 크게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 만큼 향상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1년 전에 발생해 4월9일의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로 최고조에 달했던 이번 전쟁은 현지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중대한 사건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상황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그런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문제와 새로운 폭력 사태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쉬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오는 6월30일에 이라크 임시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6개월 내 선거 개최 의 책임을 맡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연합군은 질서를 회복하는 한편 이라크 인들이 자신들의 삶과 미래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력을 확실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적어도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이라크에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