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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톤시, 시민의 비만증 줄이기 위한 특별 도시 계획 착수  - 2004-03-17


미국인들의 사망원인들 가운데 비만증이 곧 흡연을 앞지르는 사망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음식섭취와 운동에 관한 관심이 새삼스럽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 미국 연방정부의 보건 관리들은 미국인들에게 먹기는 좀더 줄이고 운동은 더 많이 하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도시중 하나인 보스턴 시당국은 색다른 도시계획을 통해 시민들의 적절한 체중유지를 돕고 있습니다. 이 계획이 어떤 것인지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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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는 시내를 관통하는 지하 고속도로가 최근 완공됐습니다. 10차선의 이 지하 고속도로는 보스턴 시내를 지나는 기존의 고가 고속도로를 대체함으로써 다른 도로들과 불가피하게 만나는 곳마다 생기는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건설된 것입니다.

영어로 ‘더 빅 딕’ 으로 명명된 이 지하 고속도로의 공사기간은 10년 넘게 걸렸고 공사비용은 무려 16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보스턴의 지하 고속도로가 완공됨으로써 그 지상구간에 120 헥타르에 달하는 공간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보스턴 시당국은 이 지상공간을 스케이트 보드 공원을 비롯해 시민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스포츠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하 고속도로의 지상구간을 스포츠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으로 자전거 길과 조깅 코스, 심지어 개와 함께 걷는 산책로 등 다양한 구상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보스턴 소재 노스트이스턴 대학교의 피터 퍼드 교수는 토목학 전공 학생들을 데리고 지하 고속도로의 보스턴 항에 인접한 구간의 지하 고속도로에서 현장 실습강의를 하면서 지하 고속도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고속도로는 훠프 지구를 따라 지하로 계속되다가 강을 건너면서 시내의 커머셜 스트리트로 이어집니다..."

하바드 대학의 공중보건 전문가인 앤 러스크 객원 연구원은 신설 지하 고속도로 지상구간에 스케이트 보드 전용 구간 등 다양한 스포츠 공간이 조성될 계획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쇼핑 몰이나 동물원, 미술관 같은 곳엘 가면 자신도 모르게 먼거리를 걷게되는 것처럼 지하 고속도로 지상구간에 사람들이 즐기며 걷거나 조깅을 하는 조경과 시설들을 만들려고 합니다."

앤 러스크 연구원은 지하 고속도로의 지상 구간은 다른 도시들의 경우에 비해 주택가에서 가장 가까운 운동로가 되는 동시에 종래에는 자동차로 다니던 거리의 학교와 식품점 그리고 사무실에까지 시민들이 걸어서 다니는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바드 대학 공중보건 대학원의 영양학 전문가인 월터 윌레트 교수는 보스턴 지하 고속도로 지상구간을 대중보건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윌레트 교수의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0 년동안에 사람들의 신체활동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환경이 조성되어 왔고 그러다 보니 신체활동의 감소가 시민들의 비만증이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저는 제가 구상해온 활동적인 생활이라는 새로운 운동을 이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연방 정부가 초기부터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한편,미국 연방 질병통제예방 연구소의 리처드 킬링스워드 연구원은 1997년에 비만증에 관한 연구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 비만증 연구조사를 위한 첫 번째 회의가 열리지 않았더라면 미국인들은 대중의 비만증이 현재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킬링스워드 연구원의 주도로 열린 비만증 연구조사 모임은 종래와는 달리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 교통공학 전문가들이 정부의 보건관리들과 토론을 하도록 초청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뒤에 미국 연방정부의 공중위생국장이 최초로 적절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할 수 있었다고 킬링스워드 연구원은 강조합니다.

그러나 연방 공중위생국장의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이 대중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따라서 연방 질병통제예방 연구소(C-D-C)는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환경 조성 없이는 이같은 메시지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권위있는 보건기관인 질병통제예방 연구소는 도시 계획과 교통 및 토지이용 등 모든 분야가 시민들의 생활행동 양식과 궁극적인 생명에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밝혀내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C-D-C가 이같은 관점에서 새로운 연구에 착수했던 당시에만 해도 비만증에 관련된 공중보건 자료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벽돌과 시멘트로 조성되는 도시환경을 시민들의 다양한 운동공간으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증거자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모리 대학의 보건정책 전문가인 케네스 티오피 교수는 그러한 증거자료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말합니다. 미국인의 65%가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에 있고 이는 당뇨병으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온갖 질병의 근원이 될 위험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티오피 교수는 지적합니다.

"고혈압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처럼 비만증은 막대한 보건비용 지출과 보건상의 위험을 암시합니다."

지하 고속도로 현장실습에 참여하고 있던 노스이스턴 대학교 토목공학과 4학년생인 드미트리어스 마코스는 자신이 전공하는 토목공학이 대중의 보건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다면서 앞으로 이 방향의 활용전망에 큰 기대를 걸게됐다고 말합니다.

보스턴시 처럼 보행자에게 불편한 도시에서 자전거 길과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을 만든다는 것은 그 도시 자체의 시민건강 뿐만 아니라 방문객의 건강증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일임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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