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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과 좌절로 점철된 김대중 5년 (영문 서비스) - 2003-02-25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뚜렷한 성공과 참담한 실망을 함께 경험했던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이 국가적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해 이를 극복 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으나 노벨평화상을 수상케했던 대북한 포용정책이 아직도 의문속에 처해있고 부정 비리들로 인한 암운속에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한국의 반체제 인사로 고난의 야당 정치생활을 했던 김대중 전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공산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화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1997년 12월의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홍콩의 정치및 경제위기 자문 연구소의 정치 분석가 로버트 브로드풋 씨는 김대중씨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경제 분야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역사가 김대중씨에 대해 1997년과 1998년에 금융위기를 겪었던 한국을 정상궤도로 되돌려 놓은 인물로 평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의 임기중 첫 3년은 개혁자로서 매우 효율적인 면을 보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임기 마지막 몇년동안에 가서는 점차 힘을 잃어갔습니다."

무엇 보다도 김대통령 정부는 1997년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계속되던 당시에 한국을 경제적 파산 직전에 건져냈습니다. 그후 김대통령 정부는 40억달러 밖에 없던 외환 보유고를 지난해 말에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천 2백억달러로 끌어올렸습니다.

물러난 김대중 대통령은 또 기업과 금융, 공공부문과 노동부문의 개혁을 추구했습니다. 그는 가족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재벌 기업 그룹들의 방만한 기업관행에 통제를 가하고 관련 부패를 억제하는 한편 많은 국영업체들을 민영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그후 정책의 역점은 바뀌어 갔음을 정치 분석가 브로드풋 씨는 지적했습니다. 브로드풋씨를 포함한 여러 분석가들은 김대통령이 관심의 초점을 북한과의 관계개선 쪽으로 옮기면서 당시에 추진하던 경제개혁 사업의 많은 부분들이 미흡한 상태로 밀리게 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씨는 당선될 때 자신이 간직한 사명을 훌륭하게 수행했으며 한국을 경제위기에서 건져 정상화시켰습니다. 그런 뒤 북한쪽으로 방향을 돌려 대북한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정했습니다. 대 북한 정책에 있어 부분적으로는 잘못된 기대치들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김대통령의 대 북한 정책이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다만 비판가들은 김대통령을 공격하는데 그 점을 이용할 것입니다.”

대북한 화해를 향한 김대통령의 노력은 궁극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일련의 사업계획들에 대해 북한 지도자와 합의를 이룩했던 2000년 6월의 역사적인 평양 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서 절정을 이뤘습니다. 이덕분에 김대통령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남한측이 모든 자금을 대도록 하는 남북한 신뢰구축을 위한 합작 사업들은 후퇴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적인 핵개발계획을 둘러싼 현재의 국제적 분규는 김대통령의 대북한 포용정책이 활발한 외교적 노력과 대규모의 현금 투자로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과연 그 성과는 무엇인가, 도대체 그동안 이룩한 것이 무엇인지를 둘러싸고 큰 암운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산업연구 자문 연구소의 분석가로 있는 헨리 모리스씨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위원장은 남한과의 관계를 다지기 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구축하려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포용정책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김대통령은 일부 부문에서 초기에 극적인 성공을 거두어 북한 지도자로 하여금 평양에서 정상회담에 응하도록 만들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후의 과정을 되돌아 보면 북측 지도자 김정일이 서울을 방문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도 그 약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고 더구나 가까운 장래에 그 약속이 실현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남북한 관계는 분명히 북한의 핵계획을 둘러싼 국제적인 분규에 휘말려 있으며 북한은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에 의해 위협을 받을 경우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공개위협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같은 주간에 북한은 평화조약 없이 전쟁을 끝냈던 휴전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비판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들을 가리켜 김대통령의 포용정책이 실패한 증거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에 화해를 이룩하려던 인물로서 김대통령의 재임중 업적에 암운을 던지는 문제는 그것 만이 아닙니다. 김대통령은 지금 자신의 정부가 남한의 대기업인 현대그룹을 통해 수억달러를 북한에 송금함으로써 북한측이 정상회담에 응하도록 뇌물을 제공했다는 주장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방영된 테리비젼 방송 연설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뇌물 제공 주장은 부인했으나 그러한 비리설이 나돌게 된데 사과했습니다. 그는 불법으로 자금을 건네주려는 현대기업의 설명을 듣고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허용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김대통령은 또 정치인들에게 현재의 경색된 남북한 정세를 감안해 이 문제를 그대로 덮어두기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수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비리사건이 김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몇개월 동안을 얼룩지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말 자신의 두 아들이 뇌물 수뢰와 영향력 청탁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한명은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돼 있으며 다른 한명은 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김대통령의 후임자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통령의 정책들을 이어받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해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 처리에 성공할 경우 역사는 김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을 한국사상 가장 획기적인 전기의 하나로 평가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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