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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중국 지도부 교체에 너무 큰 비중두지 말아야 - 美 콜로라도大 그라이스 교수 - 2002-11-21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 지도부가 대폭 교체됐습니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최근 폐막된 중국 공산당 16기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직을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에게 물려주고 다른 원로 지도자들과 함께 당 중앙위원 직에서도 물러남으로써 차세대 지도부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피터 그라이스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중국 공산당 최고위 지도부의 획기적인 교체에 관해 알아봅니다. 피터 그라이스 교수는 먼저 장쩌민 주석이 품위있게 퇴진했다고 지적합니다.

질문) 이제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젊은 지도자가 등장했는데요 이것이 반드시 모종의 정책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십니까 ?

그라이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 마디로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산당의 새로운 당총서기로 부상한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은 사실상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내 생각으로는 후진타오 부주석이 지난 초여름에 워싱턴을 방문해서 죠지 부쉬 미국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약간은 드러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후 부주석과 부쉬 대통령의 만남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두 지도자가 이제 서로를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지도자의 만남으로 외교정책 측면에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 교체가 예를 들어 중국의 미국에 대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해소됐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질문) 두 지도자들이 서로를 알게 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부쉬 대통령이 이전에 후진타오 부주석에 관해 몰랐던 어떤 면을 알게 됐다고 보십니까 ?

그라이스) 글쎄요, 내 생각으로는 부쉬 대통령이 후 부주석의 개인적인 면을 알게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면을 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내 생각으로는 부쉬 대통령과 후 부주석의 만남이 그런 선입견을 해소시키고 만약에 그런 선입견과 연관된 우려가 있었다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거나 완화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부쉬 대통령이 이제는 중국의 지도자 교체에 관해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고 봅니다.

내 생각으론 중국의 지도자 교체에 너무 지나치게 비중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정치와 특히 정치 지도자들을 유심히 살피는 것은 공통된 일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특정한 개인들이 이끌어 나가는 하나의 단일 개체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의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그 나라의 다양한 국내 문제들과 복합적인 사회의 다양성 그리고 정치형태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국제관계에 있어서 일종의 공통된 현상입니다. 내 생각으론 공산주의 체제인 중국 같은 나라들에 대해 이같은 경향이 특별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서방 세계인들은 공산주의 국가들을 매우 단순한 사회로 보는 편견을 갖고 있는 까닭에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에 대해 아주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의 중국은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과는 같지 않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오늘 날의 중국은 훨씬 더 복합적인 사회이고 정치과정도 훨씬 더 복합적이라고 봅니다. 오늘 날 중국의 개별적인 지도자들은 마오쩌둥이 가졌던 것과 같은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그 때문에 중국의 지도층 교체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국내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극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질문) 그라이스 교수는 서두에서 장쩌민 주석이 품위있게 퇴진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장 주석이 정치 현장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이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모종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그라이스) 물론 장 주석은 영향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그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틀림없이 당 중앙위원들 가운데 신임 4-5명은 장 주석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았을 것입니다.

장 주석은 막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금년 초여름까지만 해도 장 주석이 그의 공직들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을 정도이니까요.

내 생각으로는 장 주석이 공직들을 내놓았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장 주석이 적어도 차세대 지도부의 등장이 순조롭지 못할런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의 추측으로는 장 주석이 공직에 있는 그의 후계자들을 통해 상당한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장 주석은 지도부 교체가 아주 순조로운 것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중국의 정치가 제도화 돼 있고 규칙대로 움직여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정치일선에 두드러지거나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오늘 날의 중국은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이 아니라는 것과 중국의 정치가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질문) 오늘 날의 중국은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이 아니라면 중국의 국내시장이 보다 더 개방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

그라이스) 문제는 중국 지도부의 교체가 경제개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것인데 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어떻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선 후진타오 부주석 개인의 정치적인 성향이 아주 불명확합니다. 그리고 후 부주석은 지금 매우 복잡한 정치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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