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경수로 건설 주장은 대미 협상 재촉하는 것'


최근 북한 매체들은 미국과 한국이 '기다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자체 경수로 발전소 건설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도발 경고라기 보다는 미국에 대해 협상에 나설 것을 재촉하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미국과 한국, 일본이 '기다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북한은 이에 맞서 자체 핵 연료로 가동되는 경수로 발전소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인내심'을 강조하면서, 대화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평화협정 논의와 제재 해제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핵 개발로 대응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매체의 이런 발표에 대해, 도발 경고라기 보다는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따라 양자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재촉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뉴욕 소재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동북아협력안보 프로젝트 소장입니다.

시걸 소장은 이번 보도가 경수로 건설보다는 경제건설, 특히 대외경제 확대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따라서 도발 위협 보다는 미국이 협상에 나설 것을 재촉하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시걸 소장은 또 협상 재개를 원하는 북한의 조급함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라면서, 북한의 경수로 건설 발언이 회담 재개와 관련한 관련국들의 움직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경수로 건설은 미국의 입장에서 시급한 우려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해도 완성까지는 몇 년이 걸릴 문제이기 때문에, 영변에서 이미 확보한 플루토늄과 핵 물질에 비하면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따라서 북한 측의 이번 주장이 미국이나 한국에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하지만 북한이 계속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 산하 아태연구소의 피터 벡 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보여준 일련의 조치들은 북한의 절망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경수로 건설 발언에 앞서 금강산과 개성 관광 중단 가능성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들을 거론한 것은 식량난과 외화난, 화폐개혁 실패 등에 따른 절망감을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피터 벡 연구원은 특히 특정 기간을 제시하면서, 그 때까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관광사업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며, 이런 행태는 북한이 원하는 외자 유치에도 해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관광 중단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뜻이라고 피터 벡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피터 벡 연구원은 하지만 북한의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