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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단체 ‘북한, 화폐개혁 이후 식량난 악화’


지난 해 말 화폐개혁 이후 북한에서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으며, 올해 춘궁기는 예년보다 혹독할 것이라고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의 법륜 이사장이 주장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그러나 미 국무부는 아직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현재 가장 큰 혼란상은 식량 부족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국의 민간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의 법륜 이사장이 주장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4일 워싱턴의 한국대사관 홍보원인 `코러스 하우스’에서 열린 강연에서, 주로 평성, 함흥, 청진 지역의 노동자와 시장 상인계층 사이에서 굶어 죽는 사람, 즉 아사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밖의 지역들에서도 식량난이 심각하다고 법륜 이사장은 밝혔습니다.

“90년대 중반기에 대량 아사가 일어날 때도 신의주에는 아사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의주에도 아사자가 나오고 있고요, 평양의 변두리 지역에도 길에서 노인들이 굶주린 상태에서 겨울 추위와 겹쳐서 동사하는…”

법륜 이사장은 군인들 중에서도 영양실조자가 많이 나오고 있고, 영양실조에 결핵까지 겹쳐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군량미 확보를 독려했지만 목표치의 80%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배고픈 사병들이 민간인 식량을 탈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법륜 이사장은 주장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특히 북한에서는 보통 굶어 죽는 사람이 춘궁기인 4월부터 나왔는데 올해는 1월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3~4월에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이어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이 예년보다 더욱 나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작년에 농사가 잘 안 됐어요.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기아 상황이 올 거라고 예측이 이미 됐어요. 거기다가 화폐개혁 조치 이후 시장을 통제하면서 이 것이 더욱 악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외환 사용 조치가 금지되거나 무역업자들, 돈주들이 돈을 잃으면서 식량 수입이 제대로 안되고 있으니 더욱 어렵죠.”

법륜 이사장은 화폐개혁 이후 식량 가격이 거의 45배 올랐고, 환율은 50배 올랐다면서 얼마 안 가 식량과 외환 가격이 화폐개혁 이전으로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 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도 아주 심해졌다며, 주민들은 국가가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살아보려 하는데 잘못된 정책으로 굶어 죽게 됐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법륜 이사장은 현 상황에서는 시장이 금방 살아나기도 어렵고 경제 회복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결국 외부에서 식량과 물자가 조달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미국 정부가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인간의 생명을 구제하는 것은 정치적 사안을 넘어서서 먼저 인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륜 이사장은 그러나 강연 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며칠 전 미 국무부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의 식량난 상황을 설명했지만 지원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미국 내 여론이 강하지 않고, 북 핵 6자회담에서 진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법륜 이사장은 이번 미국 방문 중 대북 식량 지원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 USAID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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