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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제 뉴스 결산] 미국-쿠바, 오랜 반목 극복 위한 진통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공산 쿠바 정부에 대해 수십년간 지속된 미국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라는 심한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후 이미 쿠바계 미국인들에 대한 여행 제한조치를 철폐하고 양국간의 새로운 회담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쿠바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말합니다. 미국과 쿠바, 양국이 서로에게 좀 더 다가가도록 올 한해 어떤 노력이 기울여 졌는지 진단하는 연말 특집 보도입니다.

성탄절과 연말 연시를 앞둔 요즘, 쿠바계 미국인들은 미국정부의 쿠바 여행 제한조치 철폐를 십분 이용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년 초, 쿠바계 미국인들의 가족과 친지 방문을 위한 쿠바 여행 횟수와 대 쿠바 송금의 제한 조치를 번복했습니다. 그 제한 조치들은 지난 2002년에 취해졌습니다. 규제 찬성측은 쿠바 방문자 수가 줄어들면 쿠바정부에 흘러 들어가는 미국의 돈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비판하는 측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더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쿠바여행과 송금 규제조치가 철폐된 후, 쿠바계 미국인들의 모국 여행은 봇물을 이루게 되었다고 여행사들은 말합니다.

풀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지난 수년동안 미국의 여행 규제 철폐 운동을 벌였던 발바로 페르난데즈씨는 규제가 해제되자 즉시 쿠바여행에 나섰습니다. 페르난데즈씨는 다른 많은 쿠바계 미국인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해 중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한다며 페르난데즈씨는 여행규제가 사라진 지금,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러 쿠바로 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와 동시에 오바마 행정부는 수십년간의 고립에서 탈피해 상호 신뢰를 돈독히하는 노력을 기울이자고 쿠바 정부에 촉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9월 양국 당국자들은 직접적인 우편 재개를 논의했고 그밖에 이주문제들에 관한 회담도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 회담은 죠지 더불류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2003년에 취소되었습니다.

양국 당국자들은 냉전시대 숙적들이 자리를 함께 하려면 끈질긴 노력과 지속적인 의지가 긴요하다고 말합니다.

지난 9월, 부루노 라드리게즈 쿠바 외무장관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제 관건을 쥐고 있는 측은 미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미국 당국자들이 여러 조치들을 취했음을 라드리게즈 장관은 인정하면서도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미국의 대 쿠바 금수와 금융거래 금지가 그대로 시행되고 있는 점이라고 라드리게즈 장관은 유엔총회에서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대 쿠바 금수조치를 취해온 것은, 거의 50년이 되었습니다. 그 부분적인 이유는 공산 쿠바가 민주화 움직임을 취하고 인권을 신장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강경 조치가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일부 미국 지도자들은 지적합니다.

현재 미국 의회는 단지 쿠바계뿐 아니라 미국인이면 누구나 쿠바를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성안하고 있습니다. 하원법안 지지자들은 쿠바에서 민주개혁을 부추기는 최선책의 하나는 쿠바를 방문하는 미국인들과 현지인들간의 직접적인 접촉이라고 말합니다.

이곳 워싱턴 근교, 렉싱턴 연구소의 쿠바문제 분석가인 필 피터즈씨는 그 법안이 내년초 하원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쿠바여행 금지를 전면 철폐하기 위한 법안은 180명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것이기 때문에 통과될 확률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측은 그 법안이 쿠바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고 실제로 억압적인 쿠바정부에 더 큰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쿠바정부는 전국의 모든 경제분야를 완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늘어날 경우 정부의 국고수입만 늘려줄 것이라고 이들은 우려합니다.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일리에나 로스 레티넨의원은 그동안 수많은 외국인들이 쿠바를 방문했지만 쿠바국내에 이렇다할 변화를 촉진하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유럽과 멕시코, 카나다인들이 빈번히 쿠바를 방문하고 있지만 쿠바의 강권통치가 변했느냐고 로스 레티넨의원은 반문했습니다.

그밖에 국내 정치범들이 여전히 수감되어 있고 사복경찰이 도처에 깔려있는가 하면 최근 세계 인권의 날 경축시위중에 몇 명의 반체제 인사들이 또다시 구금당했습니다.

최근 쿠바를 방문했던 네브라스카 대학교의 죠나탄 벤자민 알바라도 교수는 쿠바 지도자들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열망하고는 있지만 쿠바정부안에는 국내 정치적 통제권을 완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인사들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앞으로 미국 당국자들은 쿠바에 강요하는 듯 보이지 않으면서 동시에 개방을 유도해야 하는 민감한 작업에 임해야 한다고 알바라도 교수는 강조합니다. 양국은 불법 마약 단속작전 처럼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비 정치적 분야가 많지만, 50년간 지속되었던 긴장과 상호 반목의 오랜 과정을 극복하려면 보기드문 인내심과 지구력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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