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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인 2세들, 이산가족 영화 제작 추진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들이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 내 이산가족의 사연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내일 (5일)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모금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의 북한 친지 상봉을 염원하는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인 고교생들이 이산가족들을 인터뷰해 책으로 펴내고, 최근 일부 하원의원들이 미국 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서한을 보낸 가운데 5일에는 이산가족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한 모금행사가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립니다.

이 영화를 기획, 제작 중인 한인 2세 제이슨 안 씨는 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그동안 미국 내 한인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그 심각성과 시급함을 알리기 위해 영화 제작을 추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이슨 안 씨는 함경북도가 고향인 할머니가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며, 그 전까지 누구도 자신에게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이 문제가 단순히 이민 1세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인 2세들의 정체성 문제이자 한인 역사에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해 영화 제작을 추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북한에 가족이나 친지를 둔 이산가족이 미국에 10만 여명이 되지만 대부분 노령이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영화를 통해 미국 내 관심을 높여 이산가족 재회가 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안 씨는 동료 한인 2세들과 ‘이산가족 영화–Divided Families Film’ 단체를 결성하고, 전문가의 손을 거친 제대로 된 다큐멘타리를 만들기 위해 지난 6월 뉴욕에 이어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모금행사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제작진은 웹사이트에 올린 2분 길이의 광고영상에서 북의 형제를 그리워하는 한 미국 내 이산가족의 아픔을 잔잔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광고영상: “지금 이렇게 먹고 사니까 생각 나는 게 북의 형제가 자꾸 생각이 나요. 그냥 잠시 피난 갔다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나왔는데….”

한편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1세들도 최근 워싱턴과 서부 세크라멘토에서 각각 행사를 갖고 미국 정부가 한인 이산가족의 상봉에 적극 협력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워싱턴 이북도민연합회 관계자들은 특히 지난 9월에 열린 한 행사에 이산가족 관련 책을 펴낸 한인 고등학생들을 초청해 격려했습니다. 이들은 이민 1세도 못한 일들을 2세들이 대신하고 있어 너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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