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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타결 방식 북 핵 문제 못 풀어'


북한의 비핵화는 일괄타결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으며 꾸준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서만 점진적인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 전문가들이 지난 해 초 영변 핵 시설을 평화적 연구시설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미국의 대북 전략을 주제로 어제 (1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문제연구소에서는 1일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보고서 발표와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엘 위트 컬럼비아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일괄타결 방식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I think the grand bargain is really out of the question..."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안전보장을 위해 핵 무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비핵화로의 정책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으로 북한의 변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한 점진적인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트 연구원은 또 국제사회의 제재 만으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없다며, 미국은 우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각종 지원과 교류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대화가 재개된 뒤에도 성급하게 비핵화 협상에 몰두하기 보다는 상호 신뢰회복을 위한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비핵화 외에도 북한의 미사일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 인권 개선과 불법활동 근절을 위한 건설적인 지원 방안을 동시에 논의함으로써 양국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고, 이는 비핵화라는 안보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핵심적이라는 것입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2단계에 걸친 점진적 비핵화를 제안했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북한이 핵 무장 확대를 중단하고 영변의 핵 시설을 해체하며, 국제사회의 비확산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And that is to convert 영변 nuclear facility into a peaceful research center..."

위트 연구원은 1단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영변 핵 시설을 의학용 핵 물질 생산 등을 위한 평화적 연구시설로 전환하고, 북한의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권을 인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초 북한 과학자들이 영변 핵 시설을 평화적 연구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고 위트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또 민간 교류와 에너지 지원, 유해 발굴 사업 등을 통해 미-북 관계를 개선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도 제안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를 위한 2단계에서는, 미-북 양국이 향후 비핵화 협상과 관계 정상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는 구체적인 일정을 설정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외교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대규모 경제와 에너지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미 국무부 정보분석실과 중앙정보국 CIA에서 근무했던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 씨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If we wait too much longer the window will be closed…"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 관리들을 면담한 칼린 씨는 북한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의 방문을 매우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칼린 씨는 미국이 북한의 대화 제의를 계속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이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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