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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일 총리, ‘납치자 문제 해결 향해 나가는 게 긴요’


일본에서는 오늘 (16일) 야당이던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국회에서 신임 총리로 선출되면서 정식으로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일본 역사상 반세기만의 정권교체인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관련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오늘 일본의 정권교체가 공식으로 이뤄졌지요?

답) 그렇습니다.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는 오늘 중의원과 참의원의 총리 지명투표에서 각각 과반표를 획득해 제93대 총리로 정식 취임했습니다. 또 총리 지명 직후 총 17명의 신임 각료를 발표해 새 내각을 정식 출범시켰습니다. 일본의 새 내각엔 시민운동가 출신인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대행이 신설된 국가전략상, 철저한 원칙주의자인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이 외무상, 그리고 기타자와 도시미 부대표가 방위상 등으로 임명됐습니다. 이로써 일본에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야당이 총선에서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해 정권을 교체하는 역사가 이뤄졌습니다.

하토야마 신임 총리는 앞으로 강력한 국정개혁을 추진할 것을 밝혔는데요, 그는 이날 “오늘은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이다. 정치와 행정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출발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토아먀 총리는 또 “지금까지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국민들은 생활이 어려워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우리에게 표를 던졌다”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이 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던 관료정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쉬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문) 하토야마 총리가 오늘 총리 지명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언급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오늘 총리지명 투표 직후에 총리 신분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여기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납치 문제는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하고 “납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납치 문제 담당상을 국가공안위원장으로 임명된 나카이 히로시 위원장이 겸직하도록 했습니다. 나카이 납치 문제 담당상은 원래 사회당 출신으로 민주당으로 옮겨 11선을 기록한 중진인데요, 1993년 하토 내각에선 법무상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현재 납치문제특별위원회 위원이면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조기 구출하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에 소속돼 있는 등 평소 납치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의원입니다. 이와 관련해 외무상으로 임명된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간사장은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카다 신임 외무상이 사실 외교전문가는 아닌데요, 하지만 대외관계를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라는 뜻에서 하토야마 총리가 오카다 외상을 지명했습니다. 때문에 하토야마 정권은 대북정책을 당초 선거공약 등에서 밝힌 대로 “국제적 협력체제를 통해서 북한에 의한 핵•미사일 개발을 막고, 납치 문제의 해결에 전력한다”는 방침 아래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일부에서는 하토야마 정권 출범으로 일본의 대북 관계가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런 관측도 있긴 합니다. 특히 북한이 하토야마 정권 출범에 맞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이 주목되는데요, 북한은 지난 1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원장의 교도통신 인터뷰 형식으로 2002년 평양선언을 거론하면서 ‘결실 있는 관계’를 주문하고 나왔습니다. 평양선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측 간 국교정상화 등을 위한 회담 재개 등에 합의한 것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자신들의 핵 개발, 로켓 발사를 비난해 온 일본에 대해 역시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대치해 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자세 변화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하토야마 신임 총리는 아직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그는 북한 측이 새 정권 출범을 계기로 북-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전적으로 북한의 대응에 달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사일을 여러 번 발사했고 핵 개발과 핵실험을 했으며, 일본인 납치 문제도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데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정권 출범 이후 납치 문제에 대한 해결 기준과 재조사에 합의한 이후 북한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다른 소식입니다만,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러시아 관현악 단장을 인터뷰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소상히 보도했다고 하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평양 공연을 위해서 러시아 문화사절단을 이끌고 최근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던 파벨 오브샨니코브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 단장 겸 수석지휘자는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지난 8일 공연 전후로 김 위원장을 면담한 그는 “김 위원장은 기억이나 말투가 확실했다. 두 손도 자유롭게 움직였고 담배도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러시아 관현악단과 합동 공연한 성악가의 이름과 경력을 막힘 없이 소개했으며, 러시아 가곡의 작곡가 이름을 이야기하는 등 기억력도 과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과 면담하는 동안 김 위원장은 말보로 담배를 피우고 차도 마셨으며, 악수를 할 때는 손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8월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왼쪽 팔의 마비 증세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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