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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기리며 차분한 서울의 추모분위기


이번 주 한 주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통해 한국사회의 흐름을 알아보는 서울통신입니다.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한국에서는 지난 5월 하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병으로 서거했지요?

답) 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에 운명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 감기 증세로 집 가까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가, 증세가 폐렴으로 바뀌고, 고령이어서, 회복 못하고 끝내 서거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 85살로 고령이고 또 한 달 이상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많은 국민들은 "어쩌면 돌아 가실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의 준비가 되서인지, 지난 5월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와는 달리, 분향소를 찾아 한국의 민주화,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등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차분한 추모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승수 국무총리의 추모의 말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민족화해에 큰 족적을 남기신 우리나라의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 몇 달 사이에 2명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데다, 이번에는 북한 측에서 고위급 조문사절단을 보내는 등 국내외의 시선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답) 네, 방금 말씀 드린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의 경우, 아직도 젊은 나이의 전직 대통령이 투신자살이라는 비극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무리한 데 대해서 많은 추종자들이 마음의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국민장 형식으로 장례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장례가 국장으로 결정된데다, 장례기간이 6일 간으로 오는 23일 일요일 국회에서의 영결식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의 안장식이 예정돼 있습니다. 말씀하신 북한 측의 조문사절단은 오늘 오후 고려항공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서해쪽 직항로를 통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북한 조문 사절단 6명은 서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오후 평양으로 돌아 가는데, 조문을 하고 난 뒤의 일정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어서, 한국 측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북한이 남한 측 인사의 장례식에 조문 사절단을 보낸 적이 많지 않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 측이 조문 사절단을 보낸 것은 8년 전인 지난 2001년 3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사망했을 때 조전과 조문사절단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절단은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이 인솔했습니다. 당시 사절단은 조문이 끝난 뒤 바로 북한으로 돌아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때는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내고, 사절단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 오는 23일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는 세계 각국에서 조문객이 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한국 내에서의 조문 열기도 상당하지요?

답) 그렇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에 마련돼 있지만, 시민들을 위한 분향소는 서울광장에 대표 분향소를 설치하고, 구 전남도청 앞 광장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별로 1백30 여 군데에 마련돼 있습니다.

21일 오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조문하는 등 한국의 각계 인사들과 많은 국민들, 또 한국주재 각국 외교사절 등이 단체로 또 개인적으로 차분하게, 조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인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광역시 등 호남 지역의 추모 열기가 뜨겁지만, 고인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남북한 화해와 통일을 향한 열정 등은 지역을 넘어 온 국민의 추모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조문객 두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업적이 제일 많으신 분이니까, 와봐야 되겠다 하고 왔죠."

"생전에 계시면서 참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수고 많이 하셨다고 이제 편안히 쉬시고 또 우리 국민들한테 지혜를 주셔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화합하고 잘 살 수 있도록 이런 나라가 되도록 지켜 달라고 도와 달라고 했어요."

특히 지난 주 서울통신에서도 전해 드렸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하는 과정에서 화해를 선언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

"우리나라의 거목이 쓰러졌다고 생각합니다. 참 오랜 동지요 오랜 경쟁자였던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신 것을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룰 것인지, 국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고심을 많이 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경우는 <국장과 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장이나 국민장 또는 희망할 경우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금까지는 대통령 재임 중 암살 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한 차례만 국장이 있었고, 국민장은 지난 5월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규하 전 대통령, 장면 전 부통령 등 모두 13차례의 국민장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정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장으로 한다는 관례와, 형평성에 따라 국민장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유가족의 뜻을 존중하고 고인의 생전의 업적, 사회통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최고의 예우인 국민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치적인 고려도 있어서 한국 정부가 국민장으로 결정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럴 경우 현재 거리에서 미디어 관련법 국회 통과의 부당성을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국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까?

답) 그 가능성은 알 수 없지만, 효과는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 언론들은 올 들어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사망하고 난 사회적 공허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오늘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거행되는 큰 뜻을 민주당은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 여야는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국장이 끝나고 다음 월요일부터 야당은 국회로 돌아와 9월 정기국회 일정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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