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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미국 안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미국에서 지난 2001년에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에 미국은 현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잡아들인 테러 용의자나 무장 반군들을 가두어 두는 시설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쿠바 남동쪽에 있는 관타나모 미군 기지내 수용소인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내년 1월까지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이 폐쇄 작업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나요?

(답) 네, 현재 상황은 한마디로 진척이 순조롭지 못하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통령의 수용소 폐쇄 지시가 나온 후에 정부 안에 관타나모 특별 팀을 만들어서 수용소 폐쇄에 따른 세부 실무 절차를 논의해서 보고하게 했습니다. 이 특별 팀은 지난 달 21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었는데요, 보고서 작성을 마치지 못했고요, 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시간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나요?

(답) 네, 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추진하면서 생각외로 어려운 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수용자들을 미국 본토로 이감하는 문제가 첫번째 논쟁거리입니다.

(문) 이감 문제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을 재판에 회부해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겠죠?

(답) 그렇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잘못을 지은 사람은 법정에서 자신의 잘잘못을 가려야 하는데요, 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수감자들은 대부분 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구금돼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몇몇 수감자는 최근 미국 법정에 출두해 재판을 받고 있기는 한데요, 아주 드문 경우죠. 이들을 재판에 회부해야 하느냐 마느냐라는 문제서부터 재판을 받게 한다면 민간 법정에 세울 것이냐, 아니면 군사법정에 세워야 하느냐를 놓고도 논란이 한창입니다.

(문) 미국 정부 입장으로서는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겠군요.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두가지 문제 중에서 수감자들의 본토 이송 문제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더군요?

(답) 네, 최근 미국 언론들이 오바마 정부가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이감할 후보지로 미시간 주와 캔사스 주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서 해당 지역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문) 뒤집어졌다는 말은 물론 수감자들의 이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는 말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내 집 앞마당에 테러분자들을 받아들이기 싫다라는 그런 말이 되겠죠?

(문) 얼마 전에 후보지의 하나로 알려진 캔사스 주 출신의 연방 상원 의원과 하원 의원이 기자 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이감을 반대하는 것 같던데요?

(답) 네,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간단하게 말해서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테러 용의자들을 수감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테러 용의자들을 수감하고 있는 곳은 다른 테러분자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고요, 또 이들이 있음으로써 부동산 값이 떨어지는 등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죠.

(문) 그런데 이감지로 거론되는 이들 두 지역은 과거에 전쟁 포로들을 수용했던 적이 있던 곳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사로 잡힌 독일과 이탈리아 출신 전쟁포로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캔사스 주와 미시간 주 그리고 미주리 주 등지에 수용소를 건설해 이들을 수용했습니다.

(문) 2차 대전 당시 포로 수용소라고 하면 유럽에서나 운영되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도 이같은 포로 수용소가 있었다니 의외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이 본토 안에 전쟁포로 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죠? 특히 캔사스 주 같은 경우는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전쟁포로 수 천명을 수용했다고 합니다.

(문) 역사적으로 외국 전쟁포로를 수용한 경험이 있다면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수감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답) 지역주민들은 이번 관타나모 이감 건은 지난 2차 대전 중에 유럽에서 온 전쟁포로를 받아들인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적은 전쟁을 일으킨 독일 총통인 아돌프 히틀러였지, 전쟁에 참여한 독일 군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독일이나 이탈리아 포로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관타나모 수감자들은 자발적으로 테러에 관련되거나 미국을 반대하는 전쟁에 참여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주 위험한 사람들이고, 따라서 이들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문) 해당 후보지의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 안에서는 새로운 수용소 문제를 놓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용소 내에 법정을 설치해 수감자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지 않고 재판부터 수감까지 모든 것을 수용소 안에서 처리한다는 항목입니다. 이 수용소는 군과 법무부 그리고 국토안보부가 합동으로 관리를 하는데요, 보안에 대한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 최고 수준의 경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는 군요. 재판을 받기 위해서 테러 용의자들을 이리저리 이동시키다가 혹시 이들이 탈옥하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목소리를 염두에 둔 방안 같습니다.

지난 8년동안 운영돼왔던 관타나모 수용소를 두고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런 비난을 의식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에 과감하게 이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과감한 결정, 앞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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