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북한의 대외무역액이 1991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중국 간 교역이 북한 전체 대외무역의 4분의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한국 정부의 무역투자 진흥기관인 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북한 대외무역의 현황과 특징,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지난 해 북한의 대외무역 현황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남북 간 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무역액은 총 38억 2천만 달러로 2007년에 비해 약30% 증가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은 11억 3천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3% 늘었고, 수입은 26억 9천만 달러로 33% 늘었습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제1의 교역 상대국으로 수출 7억5천만 달러, 수입 20억 3천만 달러, 합계 27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와 인도, 러시아, 브라질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북한의 대 미국, 대 일본 수출은 전년도에 이어 지난 해에도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지속적인 대북 제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반면 북한은 지난 해 미국에서 5천2백10만 달러, 일본에서 7백7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북한의 무역적자가 계속 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다 보니 항상 무역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1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해에는 무역적자가 15억6천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40%나 늘어났습니다. 북한은 거의 모든 거래국들과의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2007년의 경우, 무역 흑자를 기록한 나라는 인도와 브라질, 알제리 3개국에 불과했습니다.
문) 중국은 오래 전부터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지난 해도 역시 마찬가지였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1999년 이후 10년 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북-중 간 무역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2006년에 17억 달러, 2007년에 19억 7천만 달러, 지난 해에는 27억8천 만 달러 등 연 평균 20%가 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해에는 전년도에 비해 41% 이상 늘어났습니다.
문) 지난 해 북-중 간 무역액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두 나라의 교역이 활발했다는 얘기인가요?
답) 아닙니다. 그 보다는 지난 해 전세계를 강타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북한과 중국 간 무역액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원유를 예로 들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 같은데요, 지난 해 북한의 원유 수입량은 전년도와 거의 비슷한 약 53만t 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금액 면에서는 2007년의 2억8천2백만 달러 보다 약 50% 많은 4억1천4백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즉, 원유 수입량은 같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체 금액은 증가한 것입니다.
문) 북한의 전체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커지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3년에 32%, 2004년 49%, 2005년 53%, 2006년 57%, 2007년67%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해에는 73%로 껑충 뛰었습니다. 북한 전체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분의 3이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문) 이번 자료에서 남북 간 거래는 제외됐는데요, 지난 해 남북 간 교역액은 얼마나 되나요?
답)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남북교역액은 18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대외무역액을 더하면, 지난 해 북한의 총 교역 규모는 56억 4천만 달러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남북 교역액은 2005년에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매년 3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지난 해에는 남북관계 악화와 환율 상승 등으로 1.2% 성장하는데 그쳤습니다.
문) 끝으로, 올해 북한의 대외무역 전망을 살펴보죠. 역시 중국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번에 자료를 발표한 코트라 측에서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과 중국 두 나라는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를 '북-중 우호의 해'로 지정하고 더욱 긴밀한 협력을 다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전세계 경기 침체와 북한의 로켓 발사 등에 따른 제재로 올해 북한의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은 다소 침체될 것으로 코트라는 내다봤습니다.
문) 남북 교역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 때문에 정체되거나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해에는 남북관계가 어려움을 겪는 중에도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교역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지금은 개성공단에 관한 남북 간 합의를 무효화 한다는 북한 측 선언으로 공단의 장래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월간 남북 교역액은 지난 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줄어 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