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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에 미칠 파급효과


북한 당국은 지난 15일 남한에 보낸 통지문에서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남북 간 맺어진 기존 계약들을 무효화 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특히 남측 기업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개성공단에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되면 북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개성공단은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북한경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먼저, 각종 제재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단이 막힌 북한 입장에서는 매년 3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던 중요한 수단을 잃게 됩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는 3만 8천여 명입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70 달러에서 75 달러 정도로, 북한 측에 지급되는 금액은 월간 약 2백70만 달러에서 2백90만 달러입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천2백만 달러에서 3천5백만 달러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공단이 폐쇄되면 또한, 북한 근로자 3만 8천여 명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한 가구에 4명 씩만 잡아도 개성공단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는 북한주민이 15만 명을 넘는다며,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마크 매닌 연구원 같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에 주는 경제적 손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1단계에 머물고 있는 개성공단이 예정대로 모두 추진된다면 북한에 돌아가는 경제적 혜택도 그 만큼 커질 것이 분명한데, 여기서 공단이 문을 닫는다면 그같은 잠재적 혜택이 모두 실현되지 못하고 말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당초 개성공단 추진 계획에 따르면, 개성공단 2단계 사업에서는 공단부지1백50만평, 배후도시 1백만평이 추가되고, 근로자는 20만 명으로 늘어납니다. 또한 3단계 사업시에는 공단부지가3백50만평이 늘고 배후도시도 2백만평 규모가 추가되고, 근로자는 건설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해 35만 명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를 현재의 임금으로 환산해도, 북한은 개성공단 3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한 달에 2억4천5백만 달러에서 2억6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연간으로는 현재 임금 수입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3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연구기관인 '정책연구소'의 존 페페 국장은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영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개성공단은 북한이 현재의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용한 모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붕괴된 제조업의 기반을 재건하고 해외자본을 유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개성공단이 아주 유용한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의 산업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목적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경영기법 등을 배우고, 이를 북한 산업경제에 적용하는 한편, 원자재 판매 수익을 올리려는 측면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 개성공단 폐쇄는 전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고 페퍼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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