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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난 외면한 북 로켓 발사 비난


북한은 지난 5일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에 수 억 달러에 이르는 많은 돈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크게 완화할 수 있는 엄청난 돈을 들여 로켓을 발사한 데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에 굶주리고 있는 주민들을 외면하고, 막대한 돈을 들여 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한국사회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를 위해 쓴 돈은 적게는 3억 달러에서 많게는 5억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그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약 26억 달러로, 이번 로켓 발사에 쓴 비용은 3억 달러 전후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3억 달러는 국제시장에서 쌀 100만t을 구입할 수 있는 액수”라며 “이는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을 1년 간 해소하고도 남는 액수”라고 설명했습니다.

3억 달러는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4천20억원으로, 북한의 지난 해 재정규모인 35억 달러의 10분의 1 정도 되는 액수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5일 로켓 발사 후 공식성명을 통해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고 남는 비용을 로켓 발사에 투입한 것은 비인도적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입니다.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대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지난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나와 "북한이 로켓 발사에 들인 엄청난 비용을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을 위해 썼다면 배불리 먹일 식량이 됐을 것"이라며 “식량으로 들어갈 수 있는 돈이 다 로켓 발사에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가 예상하는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117만t 가량으로, 로켓 발사에 드는 돈이면 주민들의 굶주림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북한의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한 비난은 이어졌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호화 요트를 구입하려다 유럽 금융당국으로부터 계약금을 압수당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개탄하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산 요트의 대금은 2천만 달러로, 한국 돈으로는 약 2백68억 원에 이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요트 관련 보도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도중에 보고됐고, 참석자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자유북한방송 등 10여 개 탈북 단체들도 일제히 북한의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북한 인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한 채 오로지 김정일 체제의 안전만을 위해 벌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행위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차성주 국장입니다.

“이번 장거리 로켓이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북한주민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북한주민들의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체제 안전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은 행태에 분노와 격분을 금할 수 없다”

차 국장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을 개발하는 데 탕진한 돈은 미화 5억∼6억 달러"라고 주장하고 "이 돈으로는 북한주민들이 2년 간 먹을 수 있는 옥수수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 김영일 씨는 “이번 로켓 발사로 북한에 또 다시 극심한 식량난이 닥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북한주민들이 식량이 한 해에 100만t 200만t 부족하다고 하는데 미사일 한 번 발사함으로써 충분히 그 돈이면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그런 건데 주민들이 식량이 있던 없던 상관 없는 거예요. 사실 북한 당국자들은 걱정이 없습니다. 영점 몇 퍼센트 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북한이 멸망하기 전까지는 잘 먹고 잘 살 거에요. 결국은 북한주민들이 또 식량난이라든가 90년대 중반에 했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을까 그게 가장 큰 저희가 걱정거리고요”.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에 식량 원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 주민의 40%인 870만 명이 가을까지 굶주리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을 로켓 발사에 쏟아 부음으로써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지원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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