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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자 억류 사건, 미-북 관계 큰 파장 예상


[질문1] 현재 파악된 사건 경위를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대인 두만강 인근에서 한국계 미국 여기자 1명과 중국계 미국 여기자 1명 등 2명이 북한 지역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던 중 북한 경비원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북한 경비원은 여기자들에게 촬영을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이 이를 무시하고 촬영을 계속하자 중국 영토까지 넘어가 두 사람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을 안내하던 조선족 출신 중국인 안내원도 함께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소식통은 안내원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취재를 했지만, 미국인 남자 촬영기자는 체포를 피해 달아났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에게 취재와 관련해 조언을 해 준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지난 13일 한국에서 중국으로 떠난 이들이 연길 등지에서 취재를 마치고, 단둥 지역을 취재하러 간다고 17일 아침 6시에 통화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건 사실은 국경 지역을 촬영하거나 위험한 지역은 안 하는 걸로 했고 또 주의사항을 줬고 제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줬는데 아마 그 약속을 안 지키고 욕심 부리다가 단둥으로 간다고 저한테는 그렇게 얘길하고 아마 국경 쪽으로 가다가 아마 사고가 난 것 같아요”

[질문2] 억류된 여기자들의 신원은 파악이 됐나요?

네 천기원 목사에 따르면 억류된 여기자는 중국계인 로라 링 씨와 한국계인 유나 리 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기업가 조엘 하얏트가 만든 국제 케이블 방송사인 커런트 TV의 프로그램 제작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에서 탈출한 남자 촬영기자는 미치 코스 씨로 알려졌습니다.

[질문3] 이번 일이 앞으로 미-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이번 사건은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2주일 여 앞두고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거부하는 등 미-북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져,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일단 미국 측은 뉴욕채널을 통해 북측에 조속한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사건의 진상이 무엇이냐는 것인데요, 외교가에선 이번 사건을 우발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의도된 행동일 경우 앞으로 미-북 사이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북 협상 과정에서 북한 측의 요구 조건 수위에 따라 양국 관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일부에선 북한이 미국과 석방 협상에 나설 경우, 미-북 간 직접대화 정례화,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완화, 또 식량 지원 분배 감시 조건 완화 등 정치적인 조건을 내 걸 가능성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최근의 미사일 정국과 맞물려 미-북 관계는 더 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미 양측이 협상을 통해 조기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북한으로서도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 할 것이라는 얘깁니다.

특히 북한이 미.한 키 리졸브 합동군사훈련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거부 등으로 미국과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태에서 대화 창구를 마련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질문4] 과거에도 미-북 간에 이런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 않습니까?

미국과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한 지역에서 미국인 억류 또는 물리적 충돌로 갈등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극도의 긴장 상황이 조성된 적은 있었지만, 양측은 대부분 협상을 통해 사건을 마무리지었는데요. 북한은 지난 1996년 술에 취해 북한에 밀입국한 한국계 미국인인 에번 헌지커를 억류한 바 있지만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특사로 보낸 빌 리처드슨 당시 미 하원의원과의 협상 끝에 석방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헌지커 씨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호텔비와 체류비 5천 달러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당시는 미-북 제네바 합의로 대북 경수로 지원이 이뤄질 때여서 양측 관계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94년 12월 17일에도 주한미군 헬기 1대가 강원도 금강군 휴전선 부근에서 순찰 비행 도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영공으로 들어갔다가 격추됐습니다. 탑승했던 2명의 조종사 중 1명은 숨지고 보비 홀 준위는 생포됐습니다.

이 때도 리처드슨 의원이 해결사로 북한에 들어가 홀 준위는 억류 13일 만에 동료의 유해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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