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김영남, 김위원장 생일보고 통해 한국 맹비난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로 67회 생일을 맞았습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하는 경축 보고를 통해 남한의 이른바 `반통일 세력'과의 투쟁을 선동하며, 대남 비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북한 최고위층 인사가 대남 비난에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은 북한 표정과 함께 관련 소식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7번째 생일을 맞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경축 보고가 이례적인 내용이어서 관심을 끌었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67번째 생일 경축 보고를 통해 남한 정부에 대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 전쟁의 재난을 몰아오고 있는 남조선의 반통일 호전세력에게 무서운 철추를 내리기 위한 투쟁에 한결같이 떨쳐 나서야 하겠습니다."

김 상임위원장은 15일 평양에서 열린 '2.16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지난 해에 이어 보고자로 나서 "남조선 정부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북-남 관계를 파국에 처하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습니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남조선 보수 당국이 최고 존엄을 함부로 헐뜯으며 6.15 북-남 공동선언과 10.4 선언까지 전면 부정하고 지난 시기 이룩된 북-남 합의들을 여지없이 짓밟아버리면서 북-남 관계를 전쟁 접경의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은 통상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해 온 것으로 김 상임위원장과 같은 최고위층이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입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상임위원장 급에서 나왔다는 것 그 자체가 대남 강경 입장 이 부분에 대해서 북한 지도부 전체가 나서서 대남 부분에 있어서 압박을 하는 모양새를 띠었다, 이렇게 본다면 북한의 대남 강경 의지가 강력하다 이 부분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 경축 보고에서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답: 네, 이번 보고에서 또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이 예년과 달리 미국에 대한 비난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는데요, 김 상임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이 "우리는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북조선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경축 보고에서는 미국에 대해 "힘으로 공화국을 압살하려고 집요하게 책동하면서 회유와 압력의 양면술책에 매달리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었습니다.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후계 문제와 관련된 움직임은 없었습니까?

답: 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16일자 사설에서 "백두의 혈통의 빛나는 계승 속에 주체혁명의 양양한 전도가 있다"며 "백두의 혁명 전통이 굳건히 계승되고 있기에 세대와 세기가 바뀌고 투쟁 조건과 환경이 달라져도 혁명의 명맥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백두 혈통의 계승을 강조한 이 같은 사설 내용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가 3대 세습으로 조만간 가시화할 징후라고 보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북한에서 2000년대부터 계속 3대 세습 가능성을 시사하는 그런 글들이 나왔습니다,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 볼 순 없지만 최근 노동신문에서 만경대 가문 언급하고 얼마 지나서 백두 혈통 계승 강조하고 그런 빈도 수는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 같습니다."

문: 북한 전역에서는 오늘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각종 행사가 열렸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고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 행사들을 하루 종일 내보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에 대한 외국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북한 각지에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장식됐습니다.

또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로 알려진 백두산 밀영 고향집에서 '2.16 경축 백두산 밀영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에는 김영춘 신임 인민무력부장이 참석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