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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베트남 전 불발탄으로 매년 수 백명 사망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 라오스에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불발탄과 지뢰로 인해 매년 수 백 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이 나라 곳곳에 흩어진 불발탄이 무려 8천만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라오스의 불발탄 문제를 다루기 전에, 먼저 라오스가 어떤 나라인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답) 라오스는 인도지나 반도에 있는 내륙국가입니다. 동쪽으로는 베트남, 그리고 서쪽의 태국과 인접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에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가 1949년에 독립했구요. 지난 1975년 공산혁명이 발생해 사회주의 국가가 됐는데요, 1인당 국민소득은 2천 달러 정도입니다. 라오스는 북한과 1975년 수교했고, 한국과도 1995년 수교했습니다.

문) 라오스가 북한과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라오스 국민들이 불발탄과 지뢰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구요?

답) 네, 라오스 국민들은 현재 국토 전역에 흩어져 있는 불발탄과 지뢰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불발탄으로 인해 매년 수 백 명이 사망하고 수 천 명이 다친다고 합니다. 특히 라오스는 농업국가인데요. 농민들이 밭이나 논을 갈다가 불발탄이 터져서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문)불발탄은 '터지지 않은 폭탄'이라는 뜻인데, 라오스에 왜 이렇게 불발탄이 많은 겁니까?

답) 베트남 전쟁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라오스와 인접한 베트남에서는 지난 1960대부터 10년 이상 전쟁이 벌어졌는데요. 당시 북부 월맹은 전쟁 물자를 라오스를 통과하는 이른바 '호치민 통로'를 통해 전선에 보냈습니다. 그러자 미군이 이 호치민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라오스에 폭격을 가했는데요. 이 때 투하한 폭탄이 아직도 남아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문)미군이 라오스에 얼마나 폭탄을 투하했는지 혹시 기록이 남아 있습니까?

답)미군은 지난 1964년부터 1973년까지 호치민 통로에 폭격을 가했는데요. 한 기록에 따르면 당시 50만 회의 폭격이 이뤄졌고, 2백만t 이상의 폭탄이 투하됐다고 합니다.

문)폭탄이 2백만t이라면 4t 짜리 트럭으로 50만대나 되는 엄청난 양인데요. 그런데 폭탄이 투하됐다면 이 것이 모두 터졌을 것 아닙니까?

답)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폭탄이 투하되면 대개는 터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중 10-20% 정도는 터지지 않고 불발탄으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총 2백만t의 폭탄이 떨어졌다면 20~30만t 정도의 폭탄은 터지지 않고 불발탄으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라오스 전역에 약 8천만 개의 불발탄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라오스 인구가 6백만 정도니까, 한 사람이 불발탄을 10개 이상씩 안고 있는 셈이군요. 그런데 불발탄으로 인해 가난한 농부들이 많이 다친다구요?

답)그렇습니다. 전쟁이 끝난 지 이미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불발탄들은 땅속에 묻혀 있는 상태인데요. 가난한 농부들은 땅속 어딘가에 폭탄이 묻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갈거나 쟁기질을 하다가 땅속에 묻힌 폭탄을 건드려, 이 것이 터지는 바람에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문) 참으로 딱한 상황인데요. 라오스 정부는 불발탄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답) 라오스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라오스 정부는 그동안 공병대를 동원해 불발탄과 지뢰를 제거해 왔는데요. 지금까지 약 80만개의 불발탄을 제거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땅 속에 워낙 불발탄이 많이 묻혀 있어서 폭탄을 모두 제거하려면 앞으로 수 십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문)그렇다면 국제사회는 라오스의 불발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답)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는 지난 1995년부터 라오스의 불발탄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기구는 라오스 전역에 9개의 사무소를 설치하고 라오스 정부의 지뢰와 불발탄 제거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또 미국 정부도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 간 불발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불발탄이 워낙 많은 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한 예산과 장비는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 최원기 기자와 함께 불발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라오스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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