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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대북지원 계속해야' - HRW


휴먼 라이츠 워치의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바락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전망과 제안 등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어제 톰 말리노브스키 워싱턴 담당 국장과 소피 리처드슨 아시아 담당 국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말리노브스키 국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특별보좌관을 지낸 외교 전문가이고, 리처드슨 국장은 아시아 인권 사회 전문가로 미국 유력 언론들에 지역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문: 두 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이번 보고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북한 내 인권 상황이 여전히 열악하고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리처드슨 국장님. 차기 오마바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리처드슨: " 지난 13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 답변을 봤을 때, 일단 전망은 분명해 보입니다. 현 부시 행정부의 핵 우선 정책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죠. 6자회담을 계속 추구하면서 핵 검증 진전에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힐러리 지명자는 인권에 대해서 매우 낮은 단계로 다뤘고, 특별한 결의도 없었습니다."

문: 핵 협상을 계속 우선시 할 것이란 전망이신데, 말리노브스키 국장님은 개인적으로 오마바 대통령 당선자의 측근 인사들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압니다. 오바마 행정부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무엇을 권고하고 싶으십니까?

말리노브스키: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의 여러 관심사를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물론 핵 문제가 당연히 들어가겠지만 인권도 반드시 다뤄져야 합니다. 북한 정부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인권 이행기록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미-북 간의 이런 인권 논의는 몇 년 뒤가 아니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초기단계에 이뤄져야 합니다."

리차드슨: "미국이 북한과 어떤 대화를 갖든지 인권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야 합니다. 6자회담에서도 인권 문제가 여러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져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쟁이 많았습니다만, 오바마 행정부는 인권의 진전이 한반도 안보를 가장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핵과 인권은 모두 중요하고, 두 사안은 반드시 동등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문: 두 분 모두 미국이 북한과 인권에 대해 대화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신데요. 하지만 과거 유럽연합(EU)도 2000년대 초반 두 차례 북한 정부와 인권 관련 대화를 가졌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리처드슨: 그러니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입니다. 현재 북 핵 협상도 여러 불협화음이 많은 상황에서 인권과 관련해 당장 얘기할 틈은 당연히 적을 겁니다. 물론 북한 정부가 마음을 열고 인권 대화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죠. 하지만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북한 정부의 진정성이 없는 상황에서 인권 대화를 한다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건의 조성 없이 무조건 대화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점진적으로 그런 대화의 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문: 일부에서는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북한 인권 문제에 덜 적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가 과연 북한 인권 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나설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는데요. 말리노브스키 국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말리노브스키: " 저는 인권 문제가 미국에서 초당적인 사안이라고 봅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당파를 초월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차기 오바마 행정부도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바마 당선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하기 바랍니다. 그 안에 북한의 인권 위기 문제도 반드시 포함돼야 되겠죠."

문: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놓고 미국과 한국이 각각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습니다. 자칫 대북정책에 대한 두 나라 간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말리노브스키: "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지원이 전달 대상인 취약계층에 제대로 가고 있는지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 정부와 국제사회 사이의 경직된 관계는 북한주민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북한에 진정한 민주주의 세상이 올 때까지 북한주민들은 살아 남아야 합니다. 인도주의 지원이 그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인도적 지원이 북한 내 인도적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해법은 북한 정부가 정책을 바꾸는 것입니다. 인도적 지원은 그런 궁극적 해법이 마련될 때까지 주민들의 생존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문: 끝으로 리처드슨 국장님. 이번 휴먼 라이츠 워치의 연례 보고서 중 북한 부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북한의 통치와 인권 문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주시죠.

리처드슨: "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그에게 정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권좌에서 사라진다면 지도부 교체를 통해 인권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에서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창문이 조금 더 열릴 수 있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현 시점에서 누구도 어떤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지켜봐야겠죠."

엠씨: 지금까지 휴먼 라이츠 워치의 톰 말리노브스키 워싱턴 담당 국장과 소피 리처드슨 아시아 담당 국장으로부터 오마바 새 행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전망과 제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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