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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 식량지원 중단 ‘추가 요원 파견 협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9일 지원 식량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북한에 미국 측 요원을 추가로 파견하려 한다며, 이 문제를 놓고 북한 당국과 이견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함께 미국 정부가 밝힌 식량 지원 중단 이유와 WFP가 전하는 대북 식량 지원 현황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진행자: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미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정확히 언제 중단된 겁니까.

답: WFP 측은 지난 8월 북한에 도착한 미국 정부의 대북 지원 식량이 마지막이었다고 확인했습니다. 4개월여 동안 중단된 것인데요. WFP는 다음 선적분이 언제 북한에 도착할지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전혀 통보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WFP 아시아 사무소의 폴 리즐리 대변인은 가능한 한 빨리 미국 정부의 식량 지원이 재개되길 바란다며, 지난 10월 수확량 조사 결과 북한의 식량 부족이 계속돼 굶주리는 주민들이 40%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겨울철, 북한의 추위는 혹독하기로 유명한데요. WFP측은 특히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이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에 지원된 미국 정부의 식량은 현재 어느 정도 남아있습니까.

답: WFP 지원 몫은 지난 8월에 전달된 게 마지막이었고, 이후 11월 중 비정부기구, NGO 의 전달 몫 2만5천t 이 남포항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NGO몫은 현재 배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원한 WFP 배분 몫은 거의 바닥이 나서 내년에는 북한에 지원을 전혀 하지 못할 정도라고, WFP측은 전했습니다. 이미 지난 10월 중 북한주민 2백40만 명에게 적정 지원 식량 분량의 40%만 전달할 수 있었던 정도라고, WFP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접근' 문제에 대한 미국과 북한 간의 견해차 때문에 WFP를 통한 식량 지원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정부와 WFP측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답: 대북 식량 지원의 주체는 미국 정부이고, 실제 배분을 담당하는 것은 WFP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미국 정부 측의 모니터링 요원들을 더 보내려고 한다며, 북한 당국과의 갈등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정치적 이견과 상관 없이 북한 내 굶주리는 사람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책임과, 미국인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된 물자를 올바르게 써야 하는 책임, 즉 굶주리는 사람들이 지원 식량을 받아야 한다는 두 가지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미국 측 요원 추가 파견에 대해 계속 북한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식량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추가 요원 배치에 대한 확언을 받지 못하면 식량 지원을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정부는 식량을 주는 입장이고, 모니터링 책임은 배분을 담당하는 WFP에 있지 않습니까. 미국 정부는 자신들이 식량을 주니까, 직접 모니터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군요. WFP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 미국 정부가 북한 내 모니터링을 문제 삼는 것과 대조적으로 WFP는 지금까지 모니터링과 관련한 북한 당국의 협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WFP측은 배분과 모니터링을 위한 '접근'에는 문제가 없었고, 다만 한국어 구사 요원의 채용을 둘러싼 상세한 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WFP 의 리즐리 대변인은 국제요원들의 접근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다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요원 채용에 있어 토종 한국어 구사자여야 하는지,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한국인이어도 되는지 등에 대한 문제는 아직 있다고 말했습니다.

WFP소속 전체 59명 가운데 포함된 한국어 구사 요원의 정확한 기준을 놓고 북한 당국과 협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실제 북한 내 지원 식량의 배분을 담당하는 WFP 측은 북한 당국과의 협조에 큰 문제가 없었다, 지원할 식량이 없을 뿐이라는 주장이군요.

답: 네, WFP의 입장을 쉽게 정리하면, 북한 당국은 협조를 잘 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줘야 할 식량을 주지 않아 지원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1995년부터 북한과 일해 오면서 현재 북한 당국의 협조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WFP의 대북 지원이 중단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WFP 측은 올해 북한과 맺은 협정은 WFP의 북한 사업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게 유엔 요원들의 활동을 허락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지역 내 국제요원들의 수가 엄청나게 확대되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요원들까지 채용할 수 있게 됐으며, 모니터링 가능 지역과 접근 지역도 넓어져 전에는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지역도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WFP와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발표한 수확량 조사 결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요. 한국 정부 측에서는 유엔의 조사 결과보다 더 수확량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WFP측은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양이 자신들의 조사 수치보다 많은 데 대해, 조사 방법과 대상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WFP는 그러나 유엔은 이번 조사 결과가 북한의 식량 실태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믿을 만한 수치라고 확고히 믿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WFP의 리즐리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는 유엔 기구들이 최근 5년 간 발표한 북한의 수확량에 대한 조사 중 가장 종합적이고 상세하게 이뤄진 것으로, 유엔은 이번에 발표된 수치들의 정확성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 당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필요한 식량에 비해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주민들의 자족 능력이 없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WFP와 FAO는 이번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토양 비료 부족과 기반 시설 부족, 극심한 기후 조건과 구조적인 원인 등 4가지 문제점을 들어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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