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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오바마 정부 출범 기회로 삼아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현 부시 행정부와의 핵 검증 협상을 매듭짓고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을 오바마 행정부에 보여주면 여러 가지 혜택과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지적입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은 내년 1월 미국의 바락 오바마 새 행정부 출범에 앞서 지금부터 대미 협상에서 진지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비확산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Gary Samore) 외교협회 (CFR) 부회장은 1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트집잡고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핵무기 포기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이 계속해서 진지하지 않다는 인상을 남기면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협상에서 진전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현 부시 행정부와의 핵 검증 협상을 매듭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세이모어 부회장은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David Straub) 미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에 대해 진지하면 새 행정부는 북한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 조지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바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전반적으로 외교의 혜택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 (appreciate)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북한이 진지하면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과 보다 철저한 (thorough-going) 협상의 기회를 북한에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이 진지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을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스트로브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해외에서, 때로는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너무 인기가 낮아서 북한에 압력을 넣기 위해 국제사회를 결집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위상과 신뢰를 인정받을 것이고, 따라서 북한이 계속 핵 게임을 하려 할 경우 국제사회의 진정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스트로브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스트로브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에 대해 사용해온 강경 발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은 핵 검증 과정을 시작하는데 있어서도 너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워싱턴에 있는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은 외교를 특히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북한이 대결 국면을 조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따라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할 때 매우 숨김이 없어야 (forthcoming) 하고 자발적으로 일부 양보를 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럴 경우 오바마는 지난 8년 간 발생했던 미-북 간 문제들이 북한의 불이행이 아닌 미국의 정책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펼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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