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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소 총리 선출·외무상에 전 총리 아들 기용


일본에서는 아소 다로 자민당 총재가 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되면서 아소 내각이 정식 출범했습니다. 일본 도쿄 현지를 연결해 아소 내각의 성격과 앞으로 북한 핵 문제나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오늘 출범한 아소 내각의 특징부터 설명해주시죠.

일본의 아소 내각은 오는 11월 초로 예상되는 총선거를 겨냥해서 지역 기반이 탄탄한 명문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짜여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전형적인 선거용 내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각의 핵심인 관방장관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의 가와무라 다케오 전 문부과학상이, 총무상엔 하토야마 구니오 전 법무상 등이 임명됐는데요, 이번 내각엔 세습의원들이 많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대표적으로 최연소 (34살) 여성 각료인 오부치 유코 소자화 담당상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차녀이고요, 나카소네 외무상도 현재 일본 정계의 대원로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장남입니다. 아소 총재가 자신의 내각을 유독 세습의원 중심으로 구성한 것은 이들이 지역에서 집안 대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아소 내각이 세습의원 중심의 '귀공자 내각'이란 설명인데요. 역시 관심은 이번 내각의 외교정책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아소 총리는 일본 보수·우익 세력의 간판스타입니다. 때문에 미-일 동맹강화와 국제 협력, 그리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 아시아 국가 중시라는 일본 외교의 3대 축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의 일본 외교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얘깁니다. 다만 워낙 우익 성향이고, 그간 식민지 역사와 관련된 망언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일각에선독도 문제나 교과서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더 껄끄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아소 총리가 외무상 시절 합리적으로 일을 추진해왔다는 점을 들어서 아소 총리가 한·일 관계를 실용적으로 끌어갈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정치인 아소'와 '총리 아소'는 다를 것이란 얘깁니다. 오히려 한·일 관계가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 핵 문제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기존의 6자회담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기본정책 방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진행자: 아소 총리는 취임 뒤 첫 외교 일정으로 한국시간으로 26일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지요? 이번 연설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게 됩니까?

그렇습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의 대테러 활동에 공헌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연설을 할 예정인데요. 여기엔 테러 대책과 지구온난화 대책은 물론이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소 총리는 테러 대책과 관련해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 테러 전쟁에 일본이 계속해서 공헌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인도양에서 해상자위대의 다국적군 함대에 대한 급유지원 활동은 내년 1월 기한이 만료되는 새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이 불투명한 만큼 계속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진행자: 일본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긴 했지만 당장 다음 달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라면 납치자 문제 등과 관련한 주변국과의 외교에 공백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가 걸린 대북 외교는 상당기간 소강 상태가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재조사위원회 설치와 개시를 통보해오면 일본 정부는 곧바로 일부 제재를 풀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정국혼란을 이유로 북한이 차기 정권의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당분간 관망' 쪽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꼬이기 시작했고요, 그런 가운데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설까지 나돌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버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가 사안의 성격상 김정일 위원장의 결심이 없이는 풀릴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미국 역시 대통령 선거 정국으로 본격적인 외교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아소 내각도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초단명 내각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외교 공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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