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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미주한인 정치 관심도 II] 미국 정치계의 젊은 한인 주역들


지난 달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10여 명의 한국계 대의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내 한인들의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해 활약하고 있는 젊은 주역들입니다. 오는 11월 4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드리는 특별기획, 오늘은 미국 내 한인들의 미국 정치 참여의 현주소와 개선 방안 등에 관해 알아봅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8월 말에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곳곳에 젊은 한인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로, 당 대의원과 시장, 시 의원, 비영리 단체 관계자 자격으로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의 샘 윤 시 의원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인들의 참여도는 미국 전체인구 대비 한인 인구를 대략 반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미국인 3억 명 중 한인은 1백 만 명 정도로 비율이 매우 작다"며 "민주당 전당대회의 전체 대의원 3천 여명 중 13명 정도가 한국계"라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민주당이 흑인인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당 대선 후보로 선출한 것을 계기로 정치는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경영 자문역으로 일하는 샘 윤 의원의 부인 크리스티나 윤 씨는 남편을 통해 미국의 정치과정에 관한 정보를 얻었고, 이번 전당대회에 메사추세츠 주 대의원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나 윤 씨는 "남편은 한인들을 포함해 일반인들이 미국의 정치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실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이민 1.5세와 2세들의 활약으로 한인들의 정치 참여도가 나아지고 있다는 게 한국계 대의원들의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대의원 배수진 씨는 "아직까지 정치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너무 먼 얘기로 생각하는 일부 한인들이 있지만 정치와 정부가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영리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NAKASEC)의 이은숙 사무국장은 미국 정치인들을 직접 만나서 여러 현안들에 대한 이민자들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이번 전당대회에 참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민자 권익옹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 사무국장은 한인들의 정치 참여가 나아지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이은숙 사무국장:"제 생각에는 '96년부터 한인들의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이 많이 올라갔을 뿐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 참여, 정치인들에 대한 연락과 서명운동, 후보들을 위한 기부 등 정치참여 활동이 높아졌습니다."

한인유권자센터 (Korean American Voters' Council)의 김동찬 사무국장에 따르면, 한인 밀집지역인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지난 12년 간 한인들의 투표율이 10% 미만에서 50%대로 올랐습니다. 특히, 뉴저지 주 버겐 카운티의 경우, 투표율이 가파르게 성장해 한국계 기초단체 의원 수도 늘었습니다.

김동찬 사무국장:"교육위원이 지난 4년 새 12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시 의원도 3명 되고. 이런 상황으로 봤을 때 목적을 갖고 캠페인을 지속했을 때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것을 저희들이 이번 결과를 갖고 배웠습니다."

한인유권자센터는 그동안 유권자 등록과 투표기계 작동법에 관한 교육, 그리고 정치인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한인들에게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캠페인을 잘 펼치면 그만큼 한인들의 투표율도 올라간다며, 뉴욕과 뉴저지의 경우 투표율이 매년 2%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욕 주의 한국계 민주당 대의원인 한인권익신장위원회 (KACEC)의 박윤용 회장은 "정치인들은 법을 만들기 때문에 정치가 곧 우리의 동맥과도 같다"며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윤용 회장:" 대통령이 누가 되냐, 연방의원이 누가 되냐,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모든 생활권이 좌우됩니다. 또 당선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 지역사회의 힘이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젊은 분들한테 정치에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미국 CBS방송의 리얼리티쇼 '서바이버'에서 우승한 한국계 권율 씨는 자신의 지명도를 활용해 정치의 중요성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중 한 토론회의 사회를 맡았던 권 씨는 미국에서는 한인사회의 발언권이 약한데다 눈에 띄는 한국계 지도자들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씨는 "우리가 미국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고 지도자로 자리를 잡으려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씨는 정치 참여야 말로 완전한 미국인으로서 인정받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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