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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 이상…북 핵 돌파구 지연될 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면서, 북 핵 6자회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이미 교착상태에 빠진 북 핵 협상이 돌파구가 마련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 북한 내부의 상황과는 무관하게 6자회담의 비핵화 과정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 핵 6자회담에서는 검증체제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이 대립하면서,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를 포함하는 2단계 조치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북 핵 협상이 이미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6자회담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9.9 절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불편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더라도, 북 핵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임기 안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으로 6자회담에 중대한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 전 장관은 "정권에 위기 상황이 오면, 일반적으로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면서 "북한 핵 문제도 당분간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수 성향인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도 한 전 장관과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국제적 기준의 검증을 거부하면서 6자회담은 이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등 문제가 6자회담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아울러 부시 행정부로서도 정권 말기에 북한에 양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민간 연구소 '아시아 재단(Asia Foundation)'의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 선임 연구원은 6자회담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이 정권교체기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덜 시급하다는 인식 때문에 북 핵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이런 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정권교체기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치권이 계속 북한에 관심을 갖는다면, 북 핵 문제 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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