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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돈의 위력 여전한 미국 전당대회


돈의 위력 여전한 미국 전당대회

(문) 김정우 기자, 이번 주에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열리고, 다음 주엔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열려서, 이 전당대회에서 양 당은 오는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고, 대선 출정식을 갖게 되는데요? 지난 해 개정된 미국 의회 윤리 규정에 따라서 이번에 열리는 전당 대회는 예전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답) 네, 원래 양 당의 전당 대회는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양 당의 정치인들이 거의 모두가 모이는 자리기 때문에,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서 정당이나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이나, 홍보를 하는 사람들을 말하죠, 바로 '로비스트'들이나, 많은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정치인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그야말로 '로비의 장'이 섭니다. 이를 위해서 로비스트나 기업들이 정치인들을 위해 벌이는 호화 파티들이 전당대회 기간 중에 줄을 이어 열리죠. 하지만 지난 해 제정된 새 윤리 강령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에는 각종 제한규정이 생겨났습니다.

(문) 어떤 제한규정이 생겼는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아까 말씀드린 전당대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개별 정치인들을 위한 파티가 금지됐습니다. 또 전당대회에서 포크나 칼을 이용한 식사제공도 금지됩니다.

(문) 미국 사람들은 식사를 할 때 보통 나이프 그러니까 칼을 이용해 음식을 썰고 젓가락 대신 포크라는 것으로 찍어먹는데요? 이같은 포크나 칼을 이용한 식사제공이 금지된다면, 먹을 것이 아예 제공되지 않는다는건가요?

(답) 아닙니다. 이쑤시개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허용됩니다. 상황이 이러니까,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빵이나 샌드위치, 햄버거, 즉 고기 겹빵 등이 전당대회에서 제공되는 음식의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문) 하지만 정식 식사 제공과 개별 파티가 금지된다고 해서, 그동안 지적돼 왔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죠?

(답) 네, 모든 것에는 허점이 있게 마련이죠. 먼저 파티 금지 조치같은 경우는, 개별 의원들을 위한 파티만을 대상으로 한 조칩니다. 그래서 로비스트들은 여러 명의 의원을 한꺼번에 불러놓고 파티를 여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민주당 측은 개별 파티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 기간 중 약 1200여건의 파티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 불과 나흘 동안의 전당대회 기간동안 1200여건의 파티라니 굉장하군요. 그런데 보통 미국의 전당대회에서는 '소프트 머니'라고도 불리는 각 정당에 전달되는 후원금이 많이 걷히는 자린데, 이 윤리규정에는 제한이 없나요?

(답) 네, 각 당의 선거자금 모집책들에게는 천만 다행이겠죠, 이 윤리규정에는 전당대회 후원금에 대한 조항은 없습니다. 미국에는 정치자금의 제공과 관련한 법 규정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 전당대회는 법에 구애받지 않고 각 당이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무제한으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솝니다. 그래서 미국의 거대 통신기업이죠 AT & T나 음료회사인 코카콜라같은 대형회사들은 전당대회 기간 중 양 당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적인 기업들 이외에도 노동조합들도 거액을 후원금으로 냈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즈 신문은 이번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통해서 벌써 약 1억 1천 2백만 달러, 한국 돈으론 1120억원이 모금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문) 1120억원이라면 정말 엄청나군요. 그런데 이 후원금을 제공한 사람들도 액수에 따라서 각각 다른 대접을 받는다면서요?

(답) 네, 후원금을 내고 전당대회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이 낸 후원금의 액수에 따라서 전당대회가 열리는 장소 안에서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가령 1000불을 후원한 사람은 전당대회가 열리는 장소에서도 연단이 조금 잘 보이는 그리고 식당에 접근하기가 쉬운 자리를 배정받게 됩니다. 뉴욕 타임즈 신문에 따르면 뉴욕에 사는 톰 골리사노 씨 같은 경우는 이번 민주당 전당 대회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그 대가로 각종 편의 시설이 갖춰진 자리를 배정받고 민주당 지도자와 만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는군요.

(문) 이처럼 후원자를 액수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공화당도 마찬가지죠?

(답) 물론입니다. 거액 기부자들은 일단 당이 마련한 고급호텔에 머물게 되고요 ,전당 장소에서 특별 대접은 물론이고, 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군요.

(문) 오바마, 매케인 후보, 이제까지 이들은 로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정치를 펴겠다고 여러차례 말해왔는데, 양 당의 전당대회에서 거액 기부자들이 대접을 받는 걸 보면, 참 정치란게 정말 돈없이는 할 수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 최악의 미국 부통령

(문) 김정우 기자, 정치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답) 네, 영국에서 발행되는 가디언지에서 미국의 역사상 최고, 최악의 부통령 5명을 선정해 화젭니다.

(문) 최고의 부통령으로는 누가 뽑혔나요?

(답) 네 1위는 나중에 대통령을 지낸 린든 존슨 부통령이 2위는 월터 먼데일 부통령, 3위는 역시 나중에 대통령에 오른 시어도어 루스벨트, 4위는 엘 고어 그리고 5위는 좀 의외네요, 현 딕 체니 부통령입니다.

(문) 린든 존슨이 1위로 뽑힌 이유가 있을텐데요?

(답) 린든 존슨은 텍사스주 출신입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 나선 케네디 전 대통령이 천주교 신자에다가 너무 젊었던 관계로 남부 출신 기독교인이었던 린든 존슨 당시 상원 의원을 부통령으로 지명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가디언은 그가 케네디 대통령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세상의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했음을 업적으로 뽑았습니다. 하지만 가디언지는 뭐니뭐니해도 이 부통령 린든 존슨의 가장 큰 업적은 과학연구를 옹호한 것과 당시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흑인 민권운동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것을 꼽았습니다.

(문) 딕 체니 현 부통령이 5위를 차지했군요?

(답) 네, 가디언지는 체니 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워싱턴의 정치적인 적들에 강하게 대처한 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또 체니 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이기도 해서, 최고의 부통령에 딕 체니 현 부통령이 꼽힌 것이 좀 의아하긴 하네요.

(문) 최악의 부통령으로는 누가 뽑혔나요?

(답) 네, 1위는 3대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 시절의 애런 바가 꼽혓습니다. 그 뒤로는 닉슨 행정부 시절의 스피로 애그뉴, 3위는 댄 퀘일 부통령, 4위는 윌리엄 해리슨 부통령 그리고 꼴지로는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 시절의 존 타일러 부통령이 선정됐습니다.

(문) 최악의 부통령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애런 바 부통령은 어떤 인물이었나요?

(답) 애런 바는 미국의 3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 토마스 제퍼슨과 접전을 펼치다 낙선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당선자인 제퍼슨은 곧 이 낙선한 애런 바를 부통령에 임명했죠. 그런데 이 제퍼슨 대통령의 당선에는 미국 독립전쟁기의 전설적인 논객인 알렉산더 해밀턴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 알렉산더 해밀턴과 사적으로 감정이 나빴던 애런 바 부통령, 이 알렉산더 해밀턴을 자극해서, 권총결투를 벌입니다. 부통령이란 사람이 사적인 감정으로 권총결투를 벌여 상대방을 죽이고, 또 피신하고, 뭐 이런 연유로 가디언지가 애런 바를 최악의 대통령 1위로 등극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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