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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은 대북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인권상황 개선의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연철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오늘(6일) 서울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북핵 문제 이외에도 북한 인권문제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띄는군요?

네, 미국과 한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두 정상은 대북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인권상황 개선의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북한 인권 문제가 미-북 관계 정상화와 대북 지원 등에서 중요한 기준과 원칙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중에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 핵 협상 과정에서 한때 북한 인권 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던 부시 행정부가 최근들어 북한 인권 상황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데요,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될 수 있겠죠?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미국 국제개발처에서 열린 전세계 자유를 주제로 한 행사에 올해 3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를 초청해 직접 면담하고,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 달 31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앞으로 북한 인권 문제가 미북관계 정상화 과정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회 역시 주한 미국대사 인준을 북한 인권문제와 연계시키고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중국에 촉구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부시 대통령은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는데요,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네, 부시 대통령은 검증체계 등 북한측으로부터 확인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자동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12일이 되면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있는 첫번째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전에 믿을 만한 북핵 검증체계가 나와야 한다며 북한측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지정해제도 연기될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부시 대통령은 만일 해제가 안된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제재를 많이 받는 나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의 실태를 취재한 미국의 소리 특집방송, 오늘은 그 세번째 순서를 보내 드렸는데요, 취재 결과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의 경비가 과거에 비해 훨씬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죠?

그렇습니다. 미국의 소리 취재진은 2년 전만 해도 북한군 초병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북한과 중국 국경의 압록강 유역의 한 작은 마을을 찾았는데요, 지금은 2미터 높이의 철조망과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경비도 대폭 강화돼 결국 북한 병사들을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습니다. 또한 취재진은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1990년대 중반 이후 수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온 통로인 계산툰 지역을 찾았지만, 요즘에는 탈북자들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게 현지주민들의 말이었는데요, 중국은 넘어오기 쉬운 곳을 철조망으로 다 막았고, 북한쪽에서도 군데군데 비밀초소를 많이 세웠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올림픽을 앞두고 검문검색 강화와 탈북자 체포와 북송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구요?

네, 저희 취재팀은 변경 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이동할 때마다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에서 검문을 받았습니다. 단둥에서 활동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에 따르면, 10명이상 모이지 못하도록 당국이 규제해 조기축구도 못하고 있고, 비자갱신은 한 달 이내, 일부는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다며 5백원 이상의 벌금을 내는 등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탈북자들을 체포해 강제 북송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은 두만간 변경도시 도문에서 탈북자들을 실은 중국 공안의 버스가 도문 세관을 거쳐 북한으로 건너가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또한 취재팀은 연길에서 최근 두만강을 건너온 탈북자들을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이틀 전에 여러 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거나 산으로 피신해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2년 전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북송됐다가 최근 다시 탈출한 한 탈북자는 약속시간 30분을 남기고 나올 수 없다는 연락을 해 왔는데,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로 시내에 경찰이 엄청나게 배치돼서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는 것이 그 탈북자의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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