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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살라미' 전술의 의미와 배경

  • 최원기

북한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비핵화 3단계에 새로운 단계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것이 북한 특유의 '살라미 전술'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살라미 전술은 무엇이며, 북한이 왜 이런 전술을 구사하는지 알아봅니다.

문)최 기자, 북한이 비핵화 3단계에 새로운 단계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내놨다지요?

답) 네, 북한은 지난 10일부터 사흘 간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비핵화 3단계에 새로운 단계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폈다고 한국 측 회담 대표인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9일 밝혔습니다. 김숙 본부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북한은 3단계 이전에 1~2단계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영변 핵 시설 폐기 조치를 하나의 단계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갑자기 비핵화 단계 얘기가 나오니까 좀 헷갈리는데, 먼저 비핵화 단계가 어떻게 돼 있었는지 설명해주시죠?

답) 원래 미국과 북한은 북한 비핵화를 3단계로 나눠서 추진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해 2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해법을 마련했는데요. 이 것이 바로 2.13합의입니다. 이 합의는 1단계에서 북한 핵 시설을 폐쇄하고, 2 단계에서는 폐쇄된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며, 이어 마지막 3단계에서 검증과 폐기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미국도 이에 발맞춰 북한에 각종 정치, 경제적 보상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최근 3단계 대신 한 단계를 더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구체적으로 북한은 한 단계를 어떻게 더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까?

답)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3단계의 검증과 폐기를 따로 나누자는 것입니다. 원래 비핵화 3단계에서는 검증과 폐기를 함께 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를 나눠서 검증을 3단계에, 그리고 폐기를 4단계에 하자는 것입니다.

문) 북한은 지난 해 3단계에 걸쳐 비핵화를 하기로 약속해 놓고 왜 지금 와서 갑자기 단계를 늘리자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답)전문가들은 이 것이 북한 특유의 '살라미 전술'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은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자신의 카드를 잘개 쪼개는 회담 전술을 자주 구사하는데요. 이 것도 미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반대급부를 받아내기 위한 회담 전술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우드로 윌슨센터 이영종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문) 북한이 자신의 협상 카드를 잘게 쪼개서 미국으로부터 어떻게 많은 양보를 받아낸다는 것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예를 드는 것이 빠를 것 같은데요. 만일 검증과 폐기가 지금처럼 하나의 단계로 설정돼 있을 경우 북한은 핵 검증을 받고 폐기를 하면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 미-북 국교 수립, 한반도 평화협정, 그리고 북한이 참여하는 동북아 안보체제라는 4가지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것을 검증과 폐기라는 단계로 나눌 경우 4가지 선물 외에 경수로 같은 새로운 선물을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 평양의 계산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문) 만일 북한이 그런 저의를 깔고 새로운 단계를 주장한다면 미국과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은데요. 워싱턴과 서울은 북한 측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미국과 한국은 새로운 단계를 설정하자는 북한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한국의 김숙 본부장은 2가지로 설명을 했는데요. 하나는 새로운 단계를 설정할 경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과 북한은 검증의 조건을 둘러싸고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새로운 단계를 설정할 경우 이는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이 안되고 사안을 복잡하게만 만들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또, 단계를 이런 식으로 자꾸 설정하면 비핵화가 7-8-9단계로 자꾸 늘어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이유로 김숙 본부장은 지금은 새로운 단계를 만드는 것보다 검증체제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문) 지금 김숙 본부장도 '검증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지금이 벌써 7월 말인데요, 만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공식 발효되는 8월11일까지 검증체제가 마련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답)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이 검증체제에 협력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검증체제를 마련하는 데 소극적으로 나올 경우 미국은 8월11일에 테러지원국을 해제하지 않을 공산이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대서양위원회'의 돈 그로스 연구원입니다.

"돈 그로스 연구원은 국무부는 북한이 검증의 세부 조건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테러지원국 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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