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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관악 합주단, 오는 8월 금강산서 연주회


미국 서부의 한 지역 관악 합주단이 오는 8월 북한의 금강산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 이후 미국 음악단체로는 두 번째로 북한에서 연주회를 갖는 샌 루이스 오비스포 관악 합주단(San Luis Obispo Wind Orchestra)의 관계자는 이번 연주회와 같은 미-북 간 문화 교류가 앞으로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구스타프 홀스트의 ‘행성(The Planets)’, 존 필립 수자의 ‘핸즈 어크로스 더 시 (Hands Across the Sea)’ 다리우스 미요의 ‘프랑스 모음곡 (Suite Francaise)’ 그리고 바하.

오는 8월 미국의 한 관악 합주단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북한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질 예정입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3백20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도시, 샌 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의 대표적인 관악 합주단(San Luis Obispo Wind Orchestra)이 오는 8월 17일 북한의 금강산에서 연주회를 갖습니다.

미국의 음악단이 북한에서 공연을 갖는 것은 지난 2월 26일 세계적인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모두가 크게 놀라며 귀를 의심했습니다”

샌 루이스 오비스포 관악 합주단의 상임 지휘자이자 캘리포니아공과대학 (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 음대 교수인 윌리엄 존슨 씨는 단원들이 북한에서 연주회를 갖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단원들은 곧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존슨 교수는 전했습니다.

샌 루이스 오비스포 관악 합주단이 올 여름 북한에서 연주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합주단의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는 한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와 한국밴드협회(Korean Band Association, KBA)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한국밴드협회로부터 북한에서의 연주회 제의가 들어왔고, 이후 이들과의 공동 노력으로 북한 측으로부터 연주회 허가와 단원들에 대한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었다고 존슨 교수는 말했습니다.

50여 명으로 이뤄진 샌 루이스 오비스포 관악 합주단은 금강산 연주회에 앞서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주도 국제음악회에 공식 초청을 받아 참가합니다. 이어 16일 서울에서 버스 편으로 금강산으로 들어가 17일 연주회를 갖고, 18일 다시 서울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 19일 서울에서 한 차례 연주회를 더 갖게 됩니다.

북한의 금강산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곡들은 편곡된 한국의 전통음악 ‘아리랑’ 외에도 애론 코프랜드의 ‘야외 서곡 (Outdoor Overture)‘과 같이 야외 공연의 특성을 살린 곡 등 다양합니다.

연주회 장소가 금강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때와는 달리 일반 북한주민들이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존슨 교수는 이번 방문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합니다.

그는 뉴욕 필하모닉과 같은 세계적인 교향악단에 이어 자신들과 같은 지역사회의 작은 관악 합주단이 북한을 찾게 됐다며, 이는 앞으로 계속 커질 흐름의 시작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존슨 교수는 이렇게 해서 점차적으로 미-북 간에 더 많은 종류의 문화교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존슨 교수는 언젠가 남북한의 군악대가 교환 공연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보편적인 언어인 음악의 힘을 통해 두 나라 간 적대감이 서서히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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