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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6-13-08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초점 시간입니다.

문) 먼저 그동안 납치자 문제를 둘러싸고 좀처럼 개선의 여지가 없는 듯 했던 북-일 관계에서 마침내 진전의 기미가 보인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일본항공 요도호 여객기 납치 사건은 북-일 관계 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이었는데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고, 요도호 납치범 인도를 위해 일본 정부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가해온 대북 제재조치 중 일부를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북-일 관계에 훈풍이 느껴지는데요. 이처럼 두 나라의 합의로 앞으로 6자회담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 진전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로 약속했는데요, 일본인 납치 문제는 그러한 조치를 취하는 데 주요 걸림돌의 하나로 작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최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전세계에 반테러 입장을 재천명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과 일본인 납치 문제에 협조하겠다는 데 합의함으로써,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좀 더 용이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6자회담에 탄력을 제공하면서, 비핵화 2단계의 남은 최대 현안인 북한의 핵 신고 제출에도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문) 그런데, 이번 합의에서 북한이 요도호 납치범들의 인도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요도호 여객기라면 지난 1970년 일본의 과격단체인 적군파에 의해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 여객기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일본의 적군파 요원 9명은 1970년 3월 당시 승무원 7명과 승객 1백22명을 태운 도쿄발 항공기 요도호를 공중 납치해 북한으로 날아가 망명을 신청하고 그 곳에 눌러 앉았습니다. 인질로 잡혀던 승객들은 모두 무사히 풀려났는데요, 이들 요도호 납치범 9명 가운데 4명이 아직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이 시점에서 38년 가까이 보호하던 요도호 납치범들을 국외추방 형식으로 일본으로 송환하기로 한 것은 아무래도 현재 진행 중인 북 핵 협상과 관련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요도호 납치범들의 보호 문제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받으려면 아무래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또 일본 정부는 그동안 요도호 납치범들에 대한 신병 인도를 줄곧 요청해 왔는데, 일본 측의 요구를 수용해 북-일 관계가 정상화가 되면 앞으로 일본으로부터 배상금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앞서 앞으로 6자회담이 좀 탄력을 받지 않을까 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반면 일각에서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가 6자회담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지요?

네, 문제는 북한은 “불능화는 80% 진행된 반면 에너지 지원은 40%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산술적 계산에 근거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다른 당사국들은 경제, 에너지, 정치적 보상 등을 전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연계된 것으로 본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려면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의무사항을 원활히 이행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경제, 에너지 지원 속도가 빨라지면, 아무래도 핵 신고 제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중립 국가로 알려진 유럽의 나라 스위스가 지난 2001년부터 북한에 대한 개발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해서 눈길을 끄는데요?

네, 앞서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렸는데요, 카타리나 젤웨거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SDC) 북한 담당관은 SDC는 북한의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속가능한 농업 지원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주의적 구호나 원조는 밑빠진 독에 물붙기 식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 전역에서 확대재생산될 수 있는 시범 농경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하는데, 참 자기 나라도 아닌데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갖고 북한을 도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 반면 한국에서는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 노원구 측에서 탈북자들을 더 이상 받기 어렵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는 소식이 있어, 앞서 전해드렸던 북한을 돕는 스위스 단체의 소식과는 좀 대조적인 인상을 주는데요.

그렇지요. 같은 지역 출신들끼리 모여사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미국에도 이민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사는 지역들이 있는데요, 한국 이민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무래도 언어나 생활양식 등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일텐데, 탈북자들의 경우는 거기에 더해 경제적 문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에 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노원구의 경우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취약 계층이 모여사는 곳으로 재정자립도는 낮은데 몰려드는 탈북자들에게 자치단체 예산으로 생활비를 지원해 줘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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