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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국무장관, 부시 외교안보정책 맹비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안보 관련 민간회의에서 조지 부시 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를 이끌었던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외교정책은 잘못됐다며, 내년에 들어설 차기 행정부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현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신안보센터 Security. CNAS)’연례회의에서 행한 모두발언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주요 현안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관해,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미국의 장기적인 개입이 군사적 패배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군사적 패배보다 더 위험한 것은, 사회적 맥락에서 미국에 불리한 데도 불구하고 장기적이고 우유부단하게 계속 이 지역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울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부시 행정부는 출범 당시 중동에서 클린턴 행정부의 실수를 재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7년 여가 지난 지금 이란과 헤즈볼라, 하마스는 더욱 강해졌고, 아랍과 이스라엘의 평화에는 어떠한 진전도 없다”고 혹평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기도 했던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 동안 러시아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중국은 미국 대신에 경제적, 외교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가 초래한 잘못은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11월 선출될 새 대통령을 위한 조언도 공개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새 대통령은 미국이 특별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지만 이는 미국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자원과 전통, 이상 때문이며, 다른 나라에 강요하면서도 미국은 예외로 하는 특별함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미국은 또 전쟁이 아닌 꾸준한 외교 노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실수 때문에 민주주의 확대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민주주의는 십자군 원정 같은 전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자유를 확대함으로써 얻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성적인 외교 행위를 나약함과 혼돈하지 말 것도 당부했습니다.

공화당 인사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부 부장관도 이 날 모두발언에서, 앞으로는 강경한 `하드 파워'보다 온건한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더 강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국제사회는 안보 외에도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교육, 문화, 전통적 가치, 기술 등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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