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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늘어나는 외국인들로 불황 속 성공 이룬 뉴욕의 기업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지역이 경기 침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뉴욕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뉴욕시는 경기 침체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갖고 있어 다른 도시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경제를 침체로 이끈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른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로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독립적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지난 해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뉴욕시가 경기 침체의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부터 살펴보죠?

답) 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뉴욕시 경제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외국인 관광객들입니다. 관광이나 사업차 뉴욕을 찾는 외국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뉴욕시 마케팅 기구에 따르면, 지난 해 관광이나 사업차 뉴욕시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데 데 이어, 올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뉴욕시를 방문한 사람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만 명 이상 늘었는데, 그 중 5분의 1 이상이 외국인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다른 도시들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입니다. 지난 해 미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미국에 대한 9.11 테러공격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00년에 비해 2백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특히 로스엔젤레스와 마이애미, 시카고 같은 대도시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여행업 협회는 9.11 공격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1천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과 약 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뉴욕시 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뉴욕의 고급 식당과 브로드웨이 극장, 그리고 고급 호텔들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지난 석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뉴욕에서 지출한 돈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나 증가한 5억6천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뉴욕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주택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뉴욕의 주택가격을 지탱시켜주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부동산 중개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뉴욕을 찾는 미국인들, 그 중에서도 뉴욕으로 출장을 온 미국인들의 지출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크게 대조되고 있는데요, 특히 식비나 음료수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을 찾는 미국인들은 가격이 싼 식당을 주로 찾고, 외국인들은 고급식당에서 주로 식사를 하면서, 중간 가격대의 식당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2월의 경우 매출이 3.4%나 줄었다고 합니다.

문) 이처럼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고, 또한 외국인들의 지출 규모도 증가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답) 먼저,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뉴욕이 갖고 있는 세계적인 도시라는 이미지에 매료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닥을 모르고 계속 떨어지는 있는 달러 가치의 하락입니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 달러화는 유로나 엔화 등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1유로는 이제 미화 1.6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다 보니까 뉴욕의 상점들은 정상적인 가격에 팔더라도 외국인들에게는 할인판매 가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현재의 달러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많은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고통받고 있는데, 일부 독립적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헤지펀드가 무엇인지부터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답) 헤지펀드란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뮤추얼 펀드와는 달리, 1백 명 미만의 소수의 투자가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투자신탁을 말하는데요, 주로 파생금융상품을 교묘히 조합해 투기성이 큰 신종상품을 개발해 집중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기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긴 하지만 그만큼 수익율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문) 이같은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 사람들이 돈방석에 앉았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기관투자전문잡지인 알파 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펀드매니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폴슨 앤 폴슨 헤지펀드의 창업자이자 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이 지난 해 벌어들인 돈은 무려 37억 달러에 달합니다. 37억 달러는 미국의 5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였지만 최근 몰락한 베어스턴스를 3개나 사들일 수 있는 돈이며 유엔 아동기금 유니세프의 8년 예산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폴슨은 지난 2005년 초부터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을 현물로 빌려 투자한 뒤 다음에 가격이 떨어졌을 때 되갚는 이른바 대차거래 전략을 구사했는데요, 2개 펀드의 지난 해 수익율이 무려 5백90퍼센트와 3백53%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퀀텀펀드의 창립자인 조지 소로스 회장은 29억 달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사이몬은 28억 달러, 하빈저 캐피탈의 필립 팔콘은 17억 달러, 시타델 투자그룹의 케네스 그리핀은 15억 달러를 버는 등 상위 25위 안에 드는 펀드 매니저들의 연 평균 수입은 3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02년 첫 조사 때와 비교하면 18배나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내에서는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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