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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영상물 ‘38선’-영국인들에 한반도 분단 이해 기회 제공

  • 유미정

영국의 한 주요 박물관에서 기획 전시되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관한 단편 영상물이 관람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반도 분단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38선을 주제로 한 단편 영상물이 영국의 한 유명 박물관의 기획전시회에 주요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사우스요크셔 주의 셰필드 시에 위치한 ‘밀레니엄 박물관’은 지난 2월 16일부터 오는 4월 13일까지 2008년 셰필드 시 현대예술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케이티 데이비스 씨의 작품 ‘38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거 영국 철강산업의 중심지였던 셰필드 시는 지금은 역사적인 건축물들과 유명 미술관, 주요 전시장들이 가득 들어서 있고, 많은 문화행사들이 열리는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 했습니다.

이 지역 출신으로 셰필드 할렘대학과 허더즈필드대학에서 순수미술을 가르치는 케이티 데이비스 씨는 지난 해 한국에서 ‘38선’을 찍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데이비스 씨는 18살 때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한국 문화에 매료돼 지금까지 한국을 네 차례 방문했다며, 비무장지대를 방문하고 그 공간에서 매력과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씨는 이후 비무장지대에 대한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 한국 용산의 주한미군사령부에 촬영허가를 신청했습니다. 데이비스 씨가 ‘38선’의 촬영 허가를 받는 데는 꼬박 4개월이 걸렸습니다.

데이비스 씨는 별다른 음향 효과를 사용하지 않고 대사도 전혀 넣지 않은 절제되고 정적인 화면 구성으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 자신이 받은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화면이 시작되면 비무장지대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남측 군인들과 멀리 북측 군인들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어 판문점 내 협상실 안에서 꼼짝도 않고 경비를 서는 한국 측 헌병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그리고 비무장지대 남쪽에서 바라본 북쪽의 모습들과 북한의 선전마을인 기전동, 또 비무장지대 위 하늘을 무리로 나르는 새들의 모습이 차례로 비쳐집니다.

데이비스 씨는 비무장지대는 자신에게 ‘빈 약속 (Empty Promise)’이나 완벽한 불모(Sterile)의 공간으로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너무나 많은 것이 얽혀 있고 담겨져 있어 역설적으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데이비스 씨는 말했습니다. 그는 비무장지대는 55년 전 정전협정으로 전쟁을 불완전하게 매듭지은 남북한이 끊임없는 대치상태와 태풍전야와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38선’을 관람한 많은 영국인들은 제일 먼저 한국전쟁이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데이비스 씨는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씨는 영국인들은 한국전쟁에 대해 일부 알고 있지만 남북한 사이에 아직까지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씨는 관람객들이 처음에는 영상물이 연출된 것으로 생각했다가, 실제로는 비무장지대의 모습이 그대로 보여진 것이라는 설명에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밀레니엄 박물관 관계자들은 지난 해의 기획전시회에 5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고, 올해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서 영국인들은 영상물 ‘38선’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반도의 분단을 이해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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