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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남북 대결 하루 앞으로


남자축구 남북 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 오후 8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이번 남북 축구 대결은 2010년 월드컵 진출을 다투는 중요한 경기여서,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기를 펼치게 될 전망입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결전을 하루 앞두고 남과 북 모두 승리를 다짐하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남과 북은 지난 달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 축구대회에서 1 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요,

양측 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특히, 남과 북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으로 펼쳐지는 이번 남북 대결에서 승리해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남과 북은 이번 경기를 위해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였습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해 6명의 해외파 선수들을 소집하는 등 최강의 전력으로 이번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은 세르비아 프로 리그에서 뛰고 있는 홍영조의 가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홍영조는 지난 달 요르단과의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했고,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예선 때도 4골을 기록하면서 북한을 최종 예선으로 이끄는 등 북한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북은 지난 달 열렸던 경기를 바탕으로 이번 경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남북 대결에서는 어떤 점들을 눈여겨 봐야 할까요?

이= 북한은 지난 달 열린 남북대결에서 밀집수비 뒤 역습이라는 작전을 펼쳤는데요, 이번에도 비슷한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 북한의 일자 수비에 막혀 고전했는데요, 이번에는 빠른 측면돌파와 함께 수비의 뒷공간을 활용한 공격으로 북한의 밀집수비 벽을 허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해외파 선수들의 집중력과 골 결정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번에도 정대세 선수의 결정적인 한 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 선수는 결정적인 기회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웬만한 몸싸움에는 밀리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달 남북대결 당시에도 한국은 정대세를 집중적으로 수비했지만, 정 선수는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홍영조가 뒤에서

정 선수를 뒷받침하면서 한층 파괴력있는 공격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정 선수의 역습을 어떻게 막을지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남북한이 월드컵 예선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이= 그렇습니다. 남북한이 월드컵 예선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1989년 열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이 1 대 0으로 승리했고,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19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도 한국이 3 대 0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의 전력도 만만치 않아 섣불리 승부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의 허정무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조직력이 좋고 체력과 정신력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열린 동아시아 축구대회 남북 대결에서도

0 대 1로 뒤진데다 수비수 한 명이 퇴장 당해 10명이 싸우는 상황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진행자) 남북한이 함께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나갈 가능성도 있다면서요?

이= 네, 남과 북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3조에 편성됐습니다. 자국에서 한 경기를 하고 상대국가에서 원정경기를 하는 이른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며, 여기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나라가 최종 예선에 나가게 됩니다.

앞서 한국과 북한은 각각 투르크메니스탄과 요르단에 승리를 거둬 승점 3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과 요르단이 상대적으로 약체이기 때문에 남북이 같이 최종 예선에 나갈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초 이번 경기는 평양에서 열리게 돼 있었지 않습니까.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네, 북한이 한국의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에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는 양국의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대체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2월 5일과 26일 개성에서 열린 두 차례 실무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했고 한국 측은 할 수 없이 FIFA에 중재를 요청했습니다. 피파는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 제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하는 대신 규정대로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마련했습니다.

한편, 남북 축구 2차전은 오는 6월22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한국 측에서는 규정대로 북한 국기를 게양하고 북한 국가를 연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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