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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 ‘북한, 탈북자들 상습 고문’


북한 당국이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되는 주민들에게 비인간적인 고문을 상습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한국의 탈북자 단체가 밝혔습니다. 서울의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발표한 북한 당국의 고문 실태를 자세히 알아봅니다.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의 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21일 서울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 정부의 고문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북한 민주화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탈북을 시도했다가 붙잡힌 주민이나 중국에서 강제로 송환된 주민들에게 비인간적인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한국 내 탈북자들 중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적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서에 의해 신체 고문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중 52%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북을 시도했는데도 정치범으로 몰려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당국의 고문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탈북자 1백 명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듣거나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단체의 김경일 조사팀장은 “남성 36명, 여성 54명 등 탈북자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지와 개별 인터뷰 방식으로 1개월 간 조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탈북자의 연령층은 10대 탈북자부터 60대 탈북자까지 모든 연령의 탈북자들이 고루 망라됐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광일 국장은 이번 조사가 유엔의 기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북한을 탈출하려다 붙잡힌 주민들에게 각종 혹독한 고문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위부 관리들은 탈북자들을 각목과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것은 기본이고 관절꺽기, 물고문, 펌프고문, 구둣발 고문, 머리찍기, 총개머리판으로 내려치기, 성고문, 아동 학대 등 무려 12가지의 고문을 가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중 펌프 고문이란 여성의 옷을 모두 벗기고 두 팔을 뒤로 잡게 한 뒤 앉았다 일어서는 것을 수백 회 반복시켜 여성의 수치심을 극대화시키는 고문을 일컫는 것입니다. 지난 2001년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됐다가 2003년 4월 다시 탈북해 그 해 5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김성희 씨는 자신이 겪은 고문 실태를 생생하게 털어놨습니다.

탈북자들은 보위부의 조사가 끝난 뒤에는 노동교화소나 노동단련대로 보내져 3개월에서 3년까지 매일 10시간씩 강제노동에 동원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어린 나이로 북한의 구금시설에 갖혀 학대를 받았던 안 모 군이 나와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 군의 아버지는 “당시 2살이었던 아들이 북한 구금시설에서 엄마를 찾으며 운다는 이유로 6개월 간 먹을 것을 잘 주지 않아 영영실조와 세균감염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 군의 아버지는 안 군이 북한에서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아직도 정신적 불안과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김태진 대표는 탈북자에 대한 고문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곧 유엔 등 국제기구와 관련 단체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진 대표는 또 국제 인권단체가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할 것을 촉구하면서,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도 북한의 고문 실태에 대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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