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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국 징병자 101위 반환


22일 일본 도쿄에서는 일제시대 당시 강제 징병됐던 한국인 희생자들의 유골 101위가 봉환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현지를 연결해 이 소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차병석 기자, 우선 어제 봉환 행사가 어떤 행사였는지부터 전해주시죠?

답: 어제 일본 도쿄의 유텐지라는 사찰에 안치돼 있는 704위의 한국인 징병자 유골중 가족 등이 확인된 101위가 한국으로 봉환되는 공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유텐지는 조선인 징병자 유골이 공식적으로 안치돼 있는 곳인데요, 이곳에는 1945년 8월 24일 일본에서 한국인 징용자 수천명을 싣고 대한해협을 건너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파사고로 침몰된 우키시마마루(浮島丸)호 사건 희생자들의 유해도 일부 안치돼 있습니다.

이번 유골 봉환은 지난 2004년 12월 한국과 일본의 정상간 셔틀외교에서 합의된 것인데요, 당시 일본 규슈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유골 봉환을 요청했고,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는 우호협력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는 3년간 실태파악에 나서서 강제 동원된 한국인 군인과 군속의 유해를 유일하게 공식 안치하고 있던 유텐지에서 모두 1135위의 조선인 유골을 확인했습니다.이중 한국 국적자 704위, 북한 국적자가 431위 입니다. 어제는 한국 국적자 704위 중 가족들이 확인된 일부 유골이 반환된 것입니다.

문: 일제시대 강제 동원됐다가 아시아·태평양 각지에서 희생된 한국인 징병자의 유골이 반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요.

답: 그렇습니다.태평양 전쟁 당시 군인이나 군속 등으로 징병됐다가 동남아 등지에서 사망한 조선인 징병자들의 유골 반화은 한-일간 오랜 현안이었는데요, 그동안 일본 정부의 비협조로 한국으로의 반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실제로 유족들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수십 년 동안 일본 각지를 헤매고 다니면서 아버지와 형·동생의 유골을 찾아다녔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가까스로 혈연이라고 생각되는 유골을 찾아도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웠는데요, 강압적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이름으로 바뀐 데다 일본 정부가 정보 공개를 거절하기 일쑤였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번 유골 반환은 60여년이 지난 후에나 이뤄져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사할린동포 귀국사업, 원폭피해자와 한센병 피해자 보상 사업과 함께 일본이 성의를 보인 한-일관계 개선 노력 중 하나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 이번에 봉환된 101위 외에 나머지 유골은 언제쯤 모두 반환되게 되나요.

답: 이번에 봉환된 101위 유골은 한국의 유족들이 확인됐고, 유족들도 봉환의사를 강력히 밝힌 경우 입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2004년 정상회담 합의 이후 유골협의회를 만들어서 본격 조사 작업을 벌여 왔는데요, 지금까지 양국이 실시한 단독 및 공동 조사는 8차례로 유골 확인작업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또 일본 불교계의 협조로 전국적인 조사를 수행하는 등 유골 발굴 및 확인 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같은 노력으로 유족이 확인되는 대로 올 상반기중에 66위,하반기에 100여 위를 순차적으로 봉환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유족 확인의 진전 상황이나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일정이 다소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어제 봉환식에서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징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는데, 사과 내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어제 봉환식에서 한일 양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요. 여기서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과 군속으로 징용돼 일본에서 사망했던 피해자에 대해 거듭 사과했습니다.기무라 히토시 외무성 부대신은 추도사에서 “일본의 과거 한반도 강점으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아직 반환되지 않은 많은 유골도 가능한 한 조속히 유족들에게 봉환할 수 있도록 앞으로 양국 정부간 전력을 다해 계속 협의하겠다”고 설명했고요, 역시 봉환식에 참석했던 기시 고이치 후생노동성 부대신도 “유족 여러분의 깊은 슬픔에 그저 애도의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추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명환 주일 한국대사는 “이번 추도식은 불행한 과거의 역사가 잉태한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미래의 우호, 평화를 향해 한ㆍ일 양국 정부와 유족, 그동안 유골을 보관해 온 불교계가 모두 함께 내딛는 귀중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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