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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안보 행보 가속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오늘 한미연합사령부와 재향군인회를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최근 당선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해 국방을 중시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정책 의지를 강하게 밝혔던 이 당선인은 오늘도 한미동맹과 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전부터 안보를 중시하는 당선인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는 모습입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관련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네 서울입니다.

앵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오늘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한미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당선인은 오늘 오후 3시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연합사를 찾은 것은 노무현 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두번쨉니다.

이 당선인은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우리 대한민국 안보가 튼튼하게 돼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게 됐고, 이 자리를 빌어 한미연합사에 근무하는 양국 장병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고 격려했습니다. 이어 “다음 정권은 한미동맹에 대해 더 튼튼히 할 것이고 한미동맹을 통해 세계평화, 한반도평화를 지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버월 벨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가리켜 “벨 사령관의 한국 이름이 백보국이라고 하던데 보국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라며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벨 사령관은 “당선인의 탁월한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주요 장군이나 장교가 연합사를 떠날 때 주는 상을 드리겠다”며 한미동맹상을 증정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이에 앞서 한미연합사에 도착해 버월 벨 사령관과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의 영접을 받은 뒤 방명록에 ‘한미연합사에 깊은 신뢰와 사랑을 보낸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앵커: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당선인은 또 한국의 대표적 보수단체로 알려진 재향군인회도 방문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당선인은 한미연합사 방문에 이어서울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국방회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11일 국방부 방문도 그랬지만 재향군인회를 찾은 것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론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재향군인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단체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모호한 안보관 또는 대북관을 이유로 일부 보수세력으로부터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 당선인은 이번에 재향 군인회를 찾아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각별한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제가 앞으로 나가는 5년 임기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고 지난 10년 간 뿌려진 여러 일들이 앞으로 나가는 데 알게 모르게 큰 장애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때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큰 힘이 되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앞서 박세직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재향군인회는 향군조직을 뿌리뽑겠다는 좌경세력으로부터 정치 보복적인 탄압을 받아야만 했고, 지금도 친북좌경세력의 책동으로 참으로 힘든 투쟁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함몰시키려는 친북좌익 정권을 퇴출시킬 수 있었던 가장 보람되고 의로운 투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 당선인은 재향군인회 행사에서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한미관계 강화를 우선시하는 발언을 했다지요.

기자:네. 이 당선인은 “튼튼한 안보를 통해 남북은 오히려 더 화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를 잘하기 위해 한미관계가 멀어져야 한다는 등식은 틀리고 한미관계를 튼튼히 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더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이 당선인이 이처럼 한미관계 우선론을 연일 강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은 먼저 한미관계에서 신뢰가 있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미-북 관계도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미-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북한의 입장도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이 당선인의 한미관계 우선론은 미국과 남북한 3자관계가 서로 협력적일 경우 가능한 얘기라면서, 북 핵 문제 해결의 당사자가 미국과 북한인 상황에서 한쪽인 한미관계를 강화한다는 것은 남북관계 경색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편 한국의 통일부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 정치범 송환방식’을 인수위측에 보고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이 당선인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국정 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문젠데요, 통일부는 지난 7일 인수위 업무보고를 통해 북측이 납북자와 국군포로를 풀어주는 대신 경제협력 형태의 대가를 남측에서 지원하는 이른바 ‘독일 정치범 송환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독일 정치범 송환방식’이란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 정부가 동독의 정치범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독 정부에 외환과 상품 등을 제공했던 방식을 말합니다. 통일부는 이 같은 사례를 참고해 경협 형태의 대가를 북한 측에 제공하는 대신 납북자와 국군포로 생사확인과 상봉, 자유의사에 의한 송환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지난 13일 인수위가 이 당선인에게 보고한 국정 우선과제에 포함된 만큼 새 정부가 이 방안을 채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진전에도 불구하고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이 같은 방안을 받아들일지 미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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