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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영화 ‘버킷 리스트’ - 죽음을 앞둔 이들이 보여주는 ‘삶’에 관한 영화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13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페스트 (GlobalFEST)’에 관해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새 영화 ‘버킷 리스트 (The Bucket List)’의 내용을 살펴보고,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경우를 가정한 로빈 거버 (Robin Gerber) 씨의 소설 ‘엘리노어 대 아이크 (Eleanor vs. Ike)’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죄 (Atonement)’가 제65회 골든 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차지했습니다. 이 부문 남녀 주연상은 ‘피가 흐를 것이다 (There Will Be Blood)’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그 여인에게서 멀리 (Away From Her)’의 줄리 크리스티가 각각 수상했습니다. 코메디 또는 뮤지컬 부문에서 작품상은 ‘스위니 타드 (Sweeney Todd)’에게 돌아갔으며, 이 부문 남녀 주연상은 ‘스위니 타드’의 쟈니 뎁, ‘장미빛 인생 (La Vie En Rose)’ 의 마리온 코틸라르가 수상했습니다. 골든 글로브상은 헐리우드 외신기자 협회가 수여하는 것으로 매년 화려한 시상식을 거행해 왔지만 올해는 극작가 조합의 파업으로 인해 기자회견에서 수상자를 발표하는 것으로 대체됐습니다.

- 지난 달 브라질의 상파울루 미술관에서 사라졌던 피카소 작품 ‘수잔 블로흐의 초상화’가 회수됐습니다. 브라질 경찰은 상파울루 외곽의 한 주택에서 도난당한 명화를 발견하고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습니다. 피카소 그림과 함께 도난당했던 브라질의 유명 화가 칸디도 포르티나리의 ‘커피농장의 일꾼들’ 역시 상파울루 미술관으로 돌아왔습니다.

- 미국 작가 조이스 캐롤 오우츠 씨가 올해 전미 도서비평가 협회상 소설 부문과 자서전 부문에 모두 후보로 올랐습니다. 오우츠 씨는 ‘무덤 파는 이의 딸 (The Gravedigger’s Daughter)’로 소설 부문에 후보로 오른 한편, 자서전 ‘조이스 캐롤 오우츠의 일기’로 자서전 부문에도 후보로 올랐습니다. 수상자는 오는 3월 6일 뉴욕에서 발표됩니다.

- 30여년 동안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이끌어 온 필리페 드 몬테벨로 관장이 올해말에 은퇴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출신인 몬테벨로 관장은 메트 미술관의 전시실 면적을 두 배로 확장하고 방문객수를 크게 늘렸으며, 인류문화의 실용적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는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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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을 거쳐 아시아의 한국까지… 하룻밤 한 자리에 앉아서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3일밤 뉴욕 맨하탄의 웹스터홀을 찾은 관객들은 한국을 비롯해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 11개국 13개 단체의 연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뉴욕의 퍼블릭 씨어터와 세계음악 연구소 (WMI), 세계음악 주식회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례 글로벌페스트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는데요. 글로벌페스트는 북미 최대의 공연예술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기획자협회 (APAP)’ 정기 총회 기간중 가장 주목받는 공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전세계 공연기획자들이 모이는 APAP 정기 총회는 신인 운동선수를 선발하는 드래프트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음악과 춤, 연극 등 유망한 신인이나 신작을 발굴하는 무대입니다. 여기서 공연기획자들의 눈에 들거나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받는 단체는 장기 공연 계약을 맺고,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글로벌페스트는 각 나라 전통 음악 뿐만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동서양의 문화를 접목하는 실험적인 공연의 무대로도 유명한데요. 올해 글로벌페스트에 참가한 열세개 단체들 가운데 3분의 1은 이번에 처음으로 미국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는데요. 한국의 공연예술단체 ‘들소리’를 비롯해 스페인에서 온 남성 연주단 ‘로 코르 데라 플라냐’,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지역의 투아레그족 연주단 ‘투마스트’ 등이 이번에 미국 무대에 데뷔한 공연단들입니다. 특히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한국의 ‘들소리’는 여러 개의 북과 장구, 대금, 징 등의 악기로 구성된 ‘월드비트 비나리’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때로는 애절한 대금 연주로, 때로는 흥겨운 북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올해 ‘공연기획자협회 (APAP)’ 정기총회 기간에는 ‘들소리’ 외에도 한국 현대 무용단 ‘유빈댄스’가 지난 11일과 12일 저팬 소사이어티에서 ‘동북아 현대무용 특별공연’에 출연했구요.

강은일 씨가 이끄는 ‘해금 플러스’의 공연도 있었는데요. ‘해금 플러스’는 12일 APAP 행사본부인 뉴욕 힐튼 호텔에서 ‘미래의 기억’을 공연하며,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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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두 사람이 죽기 전에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영화 ‘버킷 리스트 (The Bucket List)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돼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양동이 목록’이란 뜻의 ‘버킷 리스트’란 제목은 ‘죽다’를 의미하는 숙어 ‘kick the bucket’에서 나왔는데요. ‘kick the bucket’은 목 매 자살하는 사람들이 양동이를 거꾸로 놓고 올라가 양동이를 차버리는데서 나온 표현입니다.

이 영화에는 자동차 정비공 카터와 병원 재벌 에드워드가 등장합니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요. 두 사람 다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않은 것입니다. 같은 병원에 입원해 한 병실을 쓰면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은 두 사람 사이에 조금씩 우정이 싹트게 됩니다.

카터는 대학 1학년때 철학 교수가 죽기 전에 하고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내줬었다고 말하는데요. 그 목록을 수정해서 다시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백만장자인 에드워드 덕택에 두 사람은 죽기 전에 하고싶은 일 여러가지를 실천에 옮기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두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자동차 정비공 카터 역의 모건 프리먼 씨는 이같은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묻게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자신은 어디까지나 연기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먼 씨는 연기할 때는 항상 연기라고 말했는데요. 그 역할대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라면서 만약 그렇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리먼 씨는 영화 ‘버킷 리스트’는 죽음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삶에 관한 영화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병원재벌 에드워드를 연기한 잭 니콜슨 씨는 연기할 때는 늘 그렇지만 개인적인 경험이 역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을 한다고 니콜슨 씨는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저마다 내면에서 남 모르게 하는 것이고, 그같은 주제가 영화로 다뤄진 적도 별로 없었다고 니콜슨 씨는 말했습니다. 니콜슨 씨는 사람들이 죽음에 관해 생각할 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고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랍 라이너 감독은 ‘버킷 리스트’가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말하길 꺼리면서도, 자신이 20년만 젊었어도 이런 영화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라이너 감독은 이제 환갑의 나이가 되고나니 스스로 죽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는데요. 나이가 들고나니 그동안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지,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며 살았는지 반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랍 라이너 감독의 영화 ‘버킷 리스트’에는 에드워드의 참을성 많은 비서 역으로 션 헤이스 씨가 나오고, 카터의 아내 역으로 베벌리 타드 씨가 나오는데요. 또한 영화를 보면서 히말라야 산맥과 인도의 타지 마할,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세계의 여러 명소를 감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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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는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로 여성과 인권 분야에서 활약이 컸던 인물입니다. 만약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가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더라면 어떠했을까 가정한 소설이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여성운동가이자 작가인 로빈 거버 씨는 최근 ‘엘리노어 대 아이크’란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의 소설을 발표했는데요. 이 소설은 195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아들레이 스티븐슨 후보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지면서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거버 씨는 실제로 1940년대초부터 엘리노어 루즈벨트 여사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았었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엘리노어 여사 자신이 당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해서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버 씨는 백인우월주의 집단인 KKK가 엘리노어 루즈벨트 살해 현상금으로 2만5천 달러를 걸었던 사실을 소설 내용에 포함시키는 등 되도록이면 역사적 사실에 가깝게 쓰려고 했다고 노력했다고 말하는데요. 소설 ‘엘리노어 대 아이크’는 당시 미국이 대외적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있었고, 국내에선 맥카시 상원의원의 반공주의로 크게 혼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여성 대통령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루즈벨트 여사가 당시 다섯살난 힐러리 로댐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현재 힐러리 로댐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미국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소설이 나온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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