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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남북경협공동위원회, 사흘 간 서울서 개최


'2007 남북 정상선언' 가운데 경제협력 분야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 1차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오늘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사흘 간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지난 달 총리회담에서 합의한 경제협력 사업의 구체적 실천방안들을 논의합니다. 회담 첫 날인 오늘 양측의 수석대표인 남북의 두 부총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남북경협공동위원회 회담장이 마련된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 나가 있는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북한의 부총리가 서울을 찾은 것은 지난 1992년 김달현 당시 정무원 부총리 방문 이후 15년 만인데요. 오늘 회담 일정을 좀 전해주시죠.

답: 네. 전승훈 내각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오늘 오전 11시 1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어 북측 대표단은 회담장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로 이동해, 남한 측 수석대표인 권오규 부총리의 영접을 받고 10여분 간 환담을 나눴습니다.
양측은 오후 4시10분부터 5시 5분까지 첫 전체회의를 갖고, 안건 별로 기본입장을 교환했습니다. 이어 북측 대표단은 오후 7시쯤 권 부총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오늘 만찬엔 북측에선 대표단 7명을 포함해 수행인원과 기자단 등 삼십(30)명이 참석했고, 남측에선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경제인사들을 포함한 칠십(7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질문: 양측 대표인 권오규 부총리와 전승훈 부총리는 이번이 첫 만남이지 않습니까? 남북 두 부총리 간 첫 만남 어땠나요?

오늘 사실상 첫 만남을 가진 남북의 두 부총리는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다짐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권 부총리는 오전 11시 50분쯤 회담장으로 들어오는 전 부총리를 맞이하며 “오시느라 불편한 점 없으셨느냐”고 물었고 전 부총리는 “날씨가 추워졌는데 선생과 만남 때문인지 괜찮았다”고 화답했습니다.

환담장에 나란히 앉아서도 남북의 두 부총리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권 부총리가 “남북관계가 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자 전 부총리는 “경제사업을 맡는 부총리끼리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며 회담의 의의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전 부총리는 이어 “속담에도 좋은 길동무를 만나면 먼 길도 가깝고, 힘과 지혜를 합치면 하늘도 이긴다고 했다”면서 “우리 북남은 경제협력사업 활성화의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힘을 내서 같이 손잡고 노를 저어가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권 부총리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하자, 전 부총리는 “그런 의미에서 다시 악수하자”며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권 부총리는 이어 "평양과 개성공단 등을 방문했는데 현장을 보면서 북측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느꼈다"면서 “남북이 의기투합해 좋은 사업을 이끌어 낸다면 동북아 시대의 공동번영을 이끌어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권 부총리는 또 여수 엑스포 유치에 북측이 도움을 준 것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질문: 오늘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오갔나요?

답: 1시간 가량 진행된 오늘 전체회의에서 남북은 지난 정상회담과 총리회담을 통해 합의됐던 경협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습니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북측에서 자원 개발협력분과위원회를 제안했고, 남측 정부가 북한이 비교우위가 있는 생산요소를 활용한 수출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권 부총리는 오늘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협공동위원회가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만큼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총리회담에서 3통 문제와 화물열차 운송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는 해주와 안변, 남포, 백두산과 같은 여러 분야의 협력을 본격화하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북측의 전 부총리도 “남북경협 활성화와 지속적인 발전의 의무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남측의 기조발언에서 남측 대표는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와 함께, 남한 경제 개발 경험을 소개하는 것으로 운을 뗐습니다.

남측은 우선 북측에게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남북이 이를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을 제의했습니다.

다음으로 남측은 사회간접자본의 건설 및 공동이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국제 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북측에 제안했습니다.

또 올해 안에 개성 공단 활성화를 위한 통신 통행 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남측 기업과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에 북측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측 정부는 조선협력 단지에 대한 투자 여건 마련과 상시 분쟁 해결을 위한 경협제도 분과위원회 구성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이어 남측은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을 앞당기고 상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경제 시찰단 교환 등 남북 경제계의 교류 확대도 북측에 건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측도 경협제도분과 추가에 동의하면서 자원개발협력 분과위도 설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자원개발협력분과위를 제안하게 된 것은 체제변화를 최소화하되 경제 개발 인프라 등 경제 강국을 건설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리를 해보면, 이번 남북경협공동위원회에서 남북 양측은 지난 정상선언과 총리 회담 의제를, 보다 구체화하고 후속 회담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이번 남북경협공동위에서 논의될 의제는 지난번 남북정상선언 합의의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인데요. 회담에 앞서 “경협 전반에 걸쳐 논의하자”는 남측의 요구를 북측에서 “정상선언 의제로 제한하자”고 요청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회담에 앞서 남측 정부는 “남북 경협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회담 의제를, 정상선언 합의 내용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따라서 서해 유전 공동개발과 같은 새로운 경협 사업들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번 회담이 부총리급으로 수석 대표가 격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실무접촉 수준의 회담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국자들 사이에선 “부총리급에 맞지 않는 이런 회담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회담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형식을 채울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인데요.

따라서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양측이 경제분야 회담 논의의 수준을 높이고 이행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 북한 대표단은 전승훈 부총리를 제외하곤 모두 남북회담을 통해 알려진 인물들이라죠? 북측 대표단의 면면을 좀 소개해주시죠.

답: 이번 남북경협공동위원회의 북측 대표단은 단장인 전 부총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낯익은 얼굴들인데요.

백룡천 내각사무국 부장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그리고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과 박정성 철도성 국장 등 이 4명은, 지난 총리회담 당시 대표로 참석했었습니다.

또 박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과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참사는 총리 회담 당시 수행원으로 서울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회담이 정상회담과 총리회담의 합의내용을 구체화하는 그런 자리다보니, 당시 주역들이 이번에도 그대로 짜여졌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반면에 북측 대표단 단장을 맡은 전 부총리는 이번이 사실상 첫번째 남한 방문입니다.
전 부총리는 김책공대 출신으로 금속공업부 국장과 흑색금속 수출입회사 사장을 거쳐 98년부터 오년간, 내각 부총리에 기용될 때까지 금속기계공업상을 지낸 금속 기계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남측 대표단은 권오규 경제 부총리를 수석대표로 통일부와, 해양수산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보건복지부 등 실무 관계자 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질문: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회의는 이번에 처음 열리는 것 아닙니까? 이 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네.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그 동안 열 세차례 진행됐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역할과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지난 정상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은 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열자고 약속했고, 때문에 위원장도 차관급에서 부총리급으로 격상했습니다.

이어진 총리회담에서 날짜를 잡았고,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사전 정지작업으로, 경협 사업 이행에 필요한 군사 보장조치에도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열리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는 ‘경제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의 노력과, 정권이 바뀌기 전에 대북사업의 틀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하는 남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탄생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 이틀째인 내일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내일 오전 중 분야별 접촉을 갖고 의견 절충을 할 예정입니다. 이어 오후에는 수도권 인근 산업시설로 공동 참관행사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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