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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중, 북한 내 발전소 설비 제공 토론 연장


북핵 신고 불능화에 따라 북한에 발전소 개·보수 설비를 제공하는 방안을 놓고, 한국과 북한, 중국 3자 대표단은 지난 10일부터 중국 선양시에서 협의를 가졌습니다. 남북한과 중국은 회담 일정을 12일까지 하루 더 연장해 아직 합의하지 못한 북한 발전설비 제공 품목과 시점, 방법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과 북한, 중국 3개국이 북한에 대한 발전소 개•보수 설비 제공 협의를 당초 일정보다 하루 연장해 오늘 12일까지 사흘째 진행했죠? 현지 소식 전해주시죠..

답: 네, 한국과 중국, 북한은 오늘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쉐라톤호텔에서 사흘째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부속협의를 열고, 북한에 발전소 개•보수 설비와 자재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중점 논의했습니다.

이번 협의는 북한의 핵 신고와 불능화 이행에 대한 상응 조치 차원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4개 국가가 제공할 북한의 발전소 개·보수 설비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맡기로 한 1차 지원분의 구체적인 제공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초 협의 일정을 하루 연장해 오늘 사흘째 계속된 회의에서는, 어제까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발전설비 제공품목과 시점, 방법 등 세부사항에 대해 추가적인 조율을 벌였습니다.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전 9시 북한과 중국의 양자접촉을 시작으로 계속 협의를 진행했고, 한국 대표단도 당초 오늘 오전 출국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에 중국 측과 만나 협의를 계속한 데 이어, 3자 대표단은 이어 오후에 종결회의를 가졌습니다. 3자 대표단은 오늘중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입니다.

문: 회담 일정을 하루 연장한 배경은 궁금한데요..

답: 한국과 북한, 중국 3자는 어제(11일) 북한에 발전소 개·보수 설비 제공이라는 기본원칙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당초 회담 일정 마지막 날인 어제 오후까지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충희 한국측 수석대표는 어제 저녁 회담장을 나서면서 "좋은 협의를 가졌고 생산적인 협의였다"며 "원론적으로 북한에 발전설비와 자재를 공급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세 나라가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히고, “세 나라가 발전설비 발전설비 제공 품목과 시점, 방법 등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맞추면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회담일정을 연장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을 내비쳤습니다.

한편, 한국·미국·중국·러시아 4개국은 북한에 제공할 발전소 개보수 설비들이 전략물자 수출통제 규정을 반영하고 있는 각국 국내법 상 반출금지된 품목인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이에 앞서, 3자 대표단은 각각 회의 첫째 날과 둘째 날, 어떻게 협의를 진행했나요?

답: 엊그제 (10일) 이곳 시간으로 오후 2시 선양시 쉐라톤호텔 3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시작된 첫날 회의는 중간 휴식시간을 포함해 4시간 40분 가량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첫날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은 두 나라의 분담분 제공방식을 놓고 북한과 집중 협의를 벌였습니다.

이어 어제는 세 나라 대표단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북-중과 남-북 등 양자접촉과 자체협의를 갖고, 발전설비 제공 품목과 시점, 방법 등 세부사항에 대해 집중 협의를 벌였는데요, 세 나라 대표단들은 어제 각자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오늘 하루 더 일정을 연장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세부사항에 대해 추가 협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문 : 6자회담 관련국들은, 북한에 지원할 중유 95만톤의 절반 가량에 상당하는 금액을 북한의 발전설비 개보수에 제공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북한 발전소 개·보수 설비 지원을 위한 금액 규모를 얼마로 잡고 있나요?

답: 지난달 개최된 6자회담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제3차 회의에서, 한국·미국·중국·러시아 4개국은 2.13 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 신고와 불능화 이행에 대한 상응조치로 중유 95만톤 상당의 경제·에너지·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하고, 북한의 희망을 반영해 이 가운데 중유 45만톤은 매달 5만t씩 번갈아 가며 현물로 제공하고, 나머지 중유 50만톤 상당은 북한의 발전소 개·보수 설비로 제공키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국제 유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있는 상황에서, 6개국은 2월 2.13 합의 당시 유가를 기준으로 삼느냐 최근 유가를 기준으로 하느냐 등을 놓고 협의를 벌인 결과, 한국이 북한에 처음 중유를 공급한 7월부터 3~4개월간의 중유 가격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다는데 북한과 대강의 의견절충을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중유 50만톤의 환산가격과 설비 배송에 드는 비용 등을 합산하면, 한국·미국·중국·러시아 4개국이 총 2억달러 안팎을 북한의 발전소 개보수 설비 지원 비용으로 부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 이번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부속협의에는 한국과 북한, 중국에서 각각 누가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있나요?

답: 비핵화 실무그룹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국에서는 한충희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이 수석대표로 나왔고요, 북한에서는 진철 국가계획위원회 국장이, 중국에서는 가오위안위안 상무부 부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회의에는 통역을 포함해 한국측과 중국측이 9명씩 참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북한측은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13명을 회의에 파견했는데요, 북한측 대표단에는 영어와 중국어 통역을 담당하는 듯한 젊은 여성 2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문 : 이번에 이전 6개국이 모두 참석하던 회담과 달리, 한국과 북한, 중국 3개 국가만이 참석하고 있는데요, 회담장 안팎의 분위기는 어떻나요?

답: 네, 엊그제 중국 선양에서 시작된 북한 발전설비 제공을 위한 한국과 남북, 중국 3자 부속협의는 6자 본회담이나 6개국이 참석하는 실무그룹 회의에 견주어서도 다소 격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3자 부석 협의의 진지한 분위기만큼은 다른 회담에 못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 중유지원에서 빠진 일본의 취재진도 회담장이 있는 쉐라톤호텔을 찾아가 각 대표단의 동향을 취재하는 한편, 북한과 일본간 수교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송일호 북한 외무성 대사가 엊그제 선양에 올 가능성이 높다는 첩보를 갖고 선양 국제공항에 진을 치고 대기했지만 송 대사가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회담장으로 가서 취재 경쟁을 벌였습니다.

문 : 특히 이번 협의 기간 중에 한국과 북한 대표단 사이의 분위기는 어떠했나요?

답: 이번 회의는 시작 초기부터 한국과 북한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해 돌발변수 없이 무난히 잘 끝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낳았습니다.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국측 대표단은 선양시 쉐라톤호텔에 마련된 회담장 맞은편의 북한측 대기실을 수시로 찾아가 북한측 대표단과 세부 일정에 대해 협의했고, 북한측 대표단도 웃음을 띤 밝은 표정으로 회담 준비에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한국측 대표단은 회담 첫째 날인 엊그제 중국 대표단과 회의에 앞서 점심식사를 같이 한데 이어, 저녁에는 첫날 회의가 끝난 뒤 북한측 대표단과 선양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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