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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예정된 대미 외교 일정 취소


미국 의회가 티벳의 망명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미국 민간 최고의 영예인 황금메달을 수여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주중 미국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VOA-1: 미국 의회가 어제 티벳의 망명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황금메달을 수여했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지요?

->베이징: 네, 중국 정부의 반발은 예상됐었는데요,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오늘 미국 의회가 미국에서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영예인 황금메달상을 수여한 것과 관련,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클라크 란트 중국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미국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이 오늘 밝혔습니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오늘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의회가 달라이 라마에게 황금메달을 수여한 사태는 중국과 미국 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달라이 라마를 핑계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미국과 어떤 나라의 행위도 반드시 실패할 것이며 티베트를 중국으로부터 분열하려는 어떤 시도도 반드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류젠차오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내정 간섭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중-미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에 대해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VOA-2: 중국 정부는 미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고위급 인사의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 제재 회의에도 불참했다면서요?

->베이징: 중국 정부는 이미 예정됐던 외교 일정들을 취소하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어제 미국 주도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의 이란제재를 위한 국제회의에 불참을 선언해 회의 자체를 무산시켰습니다.

또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던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돌연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측에 강하게 반대하면서도 각종 회담을 취소하고 연기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에 대한 외교적 보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앞서 지난달 독일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자, 12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독일과의 연례 인권대화를 비롯해 3건의 고위급 양자회담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VOA-3: 중국 정부가 이처럼 강력히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베이징: 중국 정부가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분리주의자의 지도자로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티베트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대해 군대를 동원해 강제 진압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고 있습니다.

오늘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달라이 라마가 오랫동안 티베트를 중국에서 분열시키려고 시도하다 무력 반란이 실패하자 해외로 도피해, 종교를 핑계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구하며 티베트의 독립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달라이 라마를 비난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여는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가 한창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종전 브리핑 때와 달리, 기자 질문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중국 반응을 장시간에 걸쳐 발표, 중국측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VOA-4: 달라이 라마로 인한 미-중 간 외교적 갈등의 불씨가 언제까지 갈지도 관심거리인데요...

->베이징: 오늘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에 대해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외교적 수사일뿐 정작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부시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그에 대한 의회 골드메달 수여로 미-중 관계가 일시 경색될 수 있겠지만, 중국은 미국을, 미국은 중국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티베트 같은 곁가지 같은 문제가 양국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또한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자존심과 체면상 큰 불만을 표시했지만, 직접 미국과 정면 대결로 치달을 상황도 아니고 카드도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중국은 최대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오래가져 갈 수 없다는 관측입니다.

VOA-5: 앞서 달라이 라마는 미국 민간 최고의 영예인 ‘황금메달’을 받는 자리에서, 중국 정부에 티벳 문제를 인정할 것을 촉구했죠?

->베이징: 미국 의회는 17일 달라이 라마에게 미국 민간 최고 영예인 골드메달을 수여했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한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비폭력을 견지해 왔다”며 “중국이 티베트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촉구해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상식에는 부시 대통령도 참석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와 함께 공식 석상에 함께했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에 대해 종교 자유와 함께 달라이 라마와 협상하도록 촉구했습니다.

앞서 미국 의회의 황금메달 수여식 하루 전날인 어제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약 30분간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와의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달라이 라마를 존경한다고도 말했습니다.

VOA-6: 달라이 라마는 어떤 인물인가요?

->베이징: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지배적인 종파인 게룩파의 교주를 일컫는 칭호인데요, 어제 미국 의회에서 황금메달상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제14대로 텐진걈초로 불리는데, 1935년 중국의 칭하이 성에서 티베트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1940년에 티베트의 통치자인 달라이 라마가 되어, 1959년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를 지배하기 전에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동시에 실질적인 통치자였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국민이 1950년부터 점령군인 중국 공산군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자 1959년에 인도로 망명했습니다. 중국에서 추방된지 48년째인 달라이 라마는 종교적 화합과 인권활동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억압받고 있는 티베트 문제를 세계에 알려왔습니다.

VOA-7: 북한 핵 관련 소식으로 가보죠. 북한 핵 시설 불능화를 준비하기 위해 방북했던 미국 실무팀이, 오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했죠?

->베이징: 네. 북한 핵 불능화 미국 실무팀 단장인 성 김 국무부 한국 과장 등 일행 8명은 이날 평양발 고려항공 JS251편을 통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성 김 과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한 마디도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북핵 불능화 미국 실무팀은 지난 11일부터 8일 동안 북한에 머물면서 북핵 불능화 이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제조공장 등 3개 핵시설을 시찰했습니다.

VOA-8: 미국 실무팀은 베이징에 도착한 뒤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만났다면서요?

->베이징: 네. 미국 실무팀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베이징에서 중국 측 관리들과 접촉을 갖고 회의를 열어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이 오늘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6개 관련국이 공동 노력해서 10.3 공동성명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1차 미국 실무팀에 이어, 12명 안팎으로 구성된 제2차 실무팀도 20일 북한에 도착, 불능화 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들 실무팀이 불능화 방법을 권고하고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이를 채택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게 되면 미국 중심으로 구성될 북핵 불능화팀은 곧바로 북한에 들어가 불능화를 이행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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