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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2008 대선 여론조사 …힐러리 독주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경선을 앞둔 후보들간의 경쟁이 치열한데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확고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오랜만에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 상황을 좀 살펴볼까요. 아무래도 현재까지 가장 큰 관심거리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바락 오바마 후보간의 지지율 경쟁인데, 선두인 클린턴 후보와 다른 후보들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주말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이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처음으로 지지율 50%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내년 예비선거에서 어떤 후보로 누구를 뽑을 것인가를 물은 것인데요,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원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는 셈이죠. 반면에 바락 오바마 후보는 21%로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문: 민주당에서는 두 후보가 선두 다툼을 벌여왔는데, 지지율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올 2월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48대 23으로 클린턴 후보가 25%포인트 가까이 앞섰다가, 지난 6월 첫주에는 37대 36으로 1%포인트까지 좁혀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두 후보간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지율 3위인 존 에드워즈 후보도 13%로 별다른 증가가 없구요.

이번 여론조사에서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지지자들의 충성도인데요.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유권자의 2/3는 실제 투표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에 오바마 후보나 에드워즈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는 이런 확실한 지지자가 50% 미만이었습니다.

문: 클린턴 후보가 내년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특히 클린턴 후보가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기록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데요. 지금까지 지지율 50%를 기록한 후보는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전부 당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예외는 지난 1980년 대선이었는데요.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에드워즈 케네디 상원의원이 한 때 지지율 조사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을 58대 25까지 앞섰지만 결국 다시 선두를 내주고 투표에서도 패했죠.

하지만 클린턴 후보가 지지율 조사는 물론이고 대선 모금액에서도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는 더욱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겠죠.

문: 지난 여름만 해도 오바마 후보의 돌풍이 굉장히 거세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런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군요.

답: 클린턴 진영에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정책 홍보가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2, 3위를 달리는 다른 후보들은 경선이 가까워질 수록 더욱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 수밖에 없죠. 상대방의 지지율을 끌어내려서라도 선두가 돼야 하니까요. 그래서 오바마 후보와 에드워즈 후보 진영에서는 점점 클린턴 후보를 비난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의 경향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클린턴 후보가 상원의원으로서 이라크 개전에 찬성표를 던진 점을 문제삼고 있구요, 최근 이란 정책에 관한 입장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는 다른 후보에 대한 이런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하고 있어서, 정작 클린턴을 공격하는 후보 스스로에게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문: 공화당 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민주당처럼 선거 캠페인에 활기가 있지는 않습니다. 후보 중에는 뉴욕 시장을 지낸 루디 줄리아니 후보가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32%를 기록했구요, 전직 상원의원이자 영화배우로도 활동했던 프레드 톰슨 후보가 18%, 존 맥케인 후보가 14%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10%로 지지율 4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을로 접어든 이후 줄리아니 후보와 톰슨 후보의 양대구도로 더욱 모아지는 양상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는데요. 그래서 향후 캠페인이 전개되는 과정을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문: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던 민주당 알 고어 전 부통령이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고어 전 부통령이 후보로 나선 경우를 가상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지난 봄의 48%보다 오히려 줄어든 40%를 기록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와는 1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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