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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4일 선언 형식의 합의문 발표 예정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두 차례 공식 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등 남북 간 현안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남북한 양측은 내일 4일, 낮 김정일 위원장이 주최하는 환송 오찬 전까지 두 정상 간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선언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양에 하루 더 체류할 것을 전격 제안했지만 노 대통령은 당초 예정대로 4일 오후 서울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두 정상이 오늘 두 차례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은 내일 노 대통령이 평양을 떠나기에 앞서 선언 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라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저일 위원장은 두 정상은 3일 오전 9시34분부터 11시45분까지,오후 2시45분부터 4시25분까지 2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두 정상이 합의 사항을 선언 형식으로 발표키로 함에 따라 이날 오후에 속개된 회담에서 남북간 의견조율이 원만히 이뤄진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특히 두 정상이 오전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 포괄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 2000년 전례에 비춰 한반도 평화선언 형식의 ‘10.4 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집니다.

(질문)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해달라고 전격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45분 백화원 영빈관에서 속개된 남북 정상회담 2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경호와 의전 쪽과 상의를 해봐야 하겠다.”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참모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상회담 말미에 김정일 위원장이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면서 “4일 낮 노 대통령을 환송하는 오찬을 베풀겠다.”고 말했다고 천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질문) 김정일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 연장을 제안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할 것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격 제안한 것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오전 회담 분위기를 전하면서 어려운 문제가 있는 점을 시사한 것을 들어 “김정일 위원장 입장에서 뭔가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룩할 합의를 구체화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관측했습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첫째는 협상이 쉽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고,둘째는 성과없이 회담을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하루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으며 세번째로는 끈기를 갖고 협상을 하면 뭔가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은 “핵 문제나 평화선언,북미 국교정상화 같은 부분에 대한 남측의 설명을 들은 김 위원장이 판을 굉장히 크게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오늘 열린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어떤 현안들을 주로 논의했는지 궁금합니다.

답: 네,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 포괄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특히 오후에 속개된 2차 회담에서는 큰 틀의 의제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집중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촉구하고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아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벨트’로 엮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정상은 또 개성공단과 경의선 철도,금강산 관광지역 등 3대 경협사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한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해 해주와 남포 등에 제2의 공단을 조성하거나 특구를 개발하는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며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평양 옥류관에서 한국측 방북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같이 말한 뒤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미래를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논쟁은 따로 없었다.”면서도 “한가지 솔직히 벽을 느끼기도 했다.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불신의 벽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어 “그 중에서 예를 들면 개혁과 개방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그렇다.어제 김영남 위원장과 면담에서도 그렇고 오늘 정상회담도 그렇고….”라고 예를 들었습니다.

(질문) 정상회담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답: 네,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체류 연장 전격적으 제안을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 9시34분께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습니다.회담은 당초 예상시간인 10시 보다 26분 가량 앞당겨 시작됐으며,소수의 배석자만이 참석한 단독회담 형식으로 열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했고,노 대통령의 평양 첫날 밤,육로 방북,북측 수해 등을 화제로 환담을 하면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백화원 영빈관 입구에서 악수를 나눴습니다.김정일 위원장이 “잘 주무셨습니까.”고 묻자 노무현 대통령 “잘 잤습니다.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고 화답,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임을 짐작케 했습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는 모두발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말을 건네자 노무현 대통령은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고 말했습니다.1차 회담은 2시간11분간 진행됐습니다.

(질문) 오늘 정상회담에 남북한 양측에서 어떤 사람들이 배석했나요?

답: 네,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일 단독 정상회담에는 배석자로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과 이재정 통일장관,김만복 국가정보원장,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 4명이 참석했습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진용으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공동체 건설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평가입니다.2000년 정상회담 때 임동원 당시 대통령 특보와 황원탁 안보수석,이기호 경제수석 등 3명이 배석했던 데서 인원은 1명 늘었지만 면면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백종천 안보실장의 배석은 일찌감치 점쳐져 왔다.참여정부의 통일·외교·안보정책 분야에서 노 대통령을 보좌하는 최측근 참모이기 때문입니다다.

백종천 실장은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거론될 수 있는 북핵문제,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 외교.안보 분야의 다양한 의제에 대해 노 대통령의 판단을 도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지난 8월 초 두 차례 방북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점에서 역시 배석자 1순위로 거론돼 왔습니다.

권오규 부총리는 노 대통령이 평화정착 못지않게 신경쓰고 있는 한반도경제공동체와 관련된 의제에 대해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이재정 통일장관은 대북 주무부처 장관으로 노 대통령의 회담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의미 외에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발판으로 후속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배석자에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다.

북한 측에서는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유일하게 배석했다.2000년 회담 때도 김용순 통일전선부장만이 배석했습니다.

(질문) 두 정상이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마당에 이번 방북을 수행한 김장수 국방장관이 배석자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다소 뜻밖이 아닌가 싶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첫 번째 정상회담에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배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김장수 장관은 전날(2일) 공식 환영식에서 다른 한국측 고위 인사와 달리 머리를 숙이지 않은 채 꼿꼿이 서서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를 나눠 그가 배석자 명단에서 빠진 배경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김장수 장관의 이같은 행동은 단순히 군인 특유의 스타일일 뿐이라는 해석과 우리 군의 사기를 위해 의도적이었다는 분석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백종천 안보실장과 김만복 국정원장 등이 참석하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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