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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북한 수해 피해 교육 분야 지원 절실'


유엔아동기금, UNICEF는 지난 달 큰물 피해를 입은 북한에서 지난 1일부터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3만 5천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 교실을 잃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교육 부문에 대한 지원은 아직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 평양 사무소는 이번 수해로 북한 내 학교 3백16개 동이 부분, 또는 완전 파괴돼 모두 3만5천43명의 학생들이 교실을 잃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UNICEF 평양 사무소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수해 지역 학교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학교 2백61곳에서 모두 3백16개 건물이 손상을 입었고, 특히 강원도와 평안남도에 위치한 81개 학교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UNICEF 평양 사무소는 이 가운데 강둑이나 인근 댐이 무너져 학교 전체가 휩쓸려 나간 경우도 상당하다고 밝혔습니다.

UNICEF 평양 사무소는 모두 3만5천43명의 어린이들이 현재까지 교실을 잃었으며, 북한 교육부는 이들을 가까운 다른 학교에서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UNICEF 평양 사무소는 파괴된 학교 근처에 다른 학교가 없는 경우도 많아, 학생들은 장거리 통학을 하거나 교실 없이 야외수업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밝혔습니다. 또 학교 건물이 남아 있는 경우도, 시골 지역에서는 건물 지붕 상태가 불안해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UNICEF는 전했습니다.

베로니카 타보 UNICEF 대변인은 현재 이들 학교에 긴급 학용품을 배분한 상태이며, 이후 책상과 의자 등 기본적인 비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는 북한의 수해 복구 지원을 위한 5개 부문 지원 내역 가운데 교육 부문에는 아직 전혀 모금이 안됐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OCHA는 지난 달 27일 북한의 수해 피해와 관련해 식량, 건강, 농업, 교육, 식수 위생 등 5개 부문에 대해 1천4백만 달러 규모의 긴급 구호를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교육 부문에는 1백만 달러의 기금 모금을 호소했었습니다.

스테파니 번커 OCHA 대변인은 새 학기를 맞은 북한의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학용품을 제공하고, 학교 비품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따로 배정해 요청했지만 아직 단 1 달러도 지원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OCHA에 따르면, 9월12일 현재 식수 위생 분야에는 배정 요구액 99만 달러보다 많은 1백만7천여 달러가 모금됐고, 식량 부문 역시 요구액의 50%가 넘는 2백61만여 달러가 모금됐습니다.

스테파니 번커 OCHA 대변인은 불행하게도 기부를 하는 국가나 단체들은 일단 눈에 보이는 것, 이를테면 식량과 건강 문제, 피난시설 지원 등에만 신경을 쏟고, 재난 사태 이후 아동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1일 황해북도 봉산군 묘송리 묘송 중학교의 새 학기 개학 첫 날의 모습을 전하면서, 3개 교실에 빗물이 새었고, 적지 않은 학생들이 교과서나 학습장, 필기도구, 가방 등을 잃어 맨 손으로 등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학교 리기철 부교장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큰물 피해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며 "지금 모든 것이 모자라고 해야할 일도 많지만, 군과 리에서는 교육 사업만은 지체시킬 수 없다며 모든 조건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족한 식량 사정 역시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시설 파괴나 비품 부족 뿐만 아니라 식량난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대북 구호단체 '좋은벗들'은 지난 12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함경북도 일부 지역에서는 먹을 것이 떨어져 일부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육이 중단된 곳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좋은벗들'은 청진에서는 합숙생이 많은 학교의 경우 식량 배급이 안 돼 수업이 중단됐고, 특히 청진의 기능공학교와 고등전문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숙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해 쓰러지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습니다. 또 강원도 원산시에서는 학생들이 필기구를 갖추기 어려워 책가방도 없이 통학하고 있다고, '좋은벗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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