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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통일부 장관 서해교전 발언 파문


한국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16일 ‘서해교전 방법론을 반성해봐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재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등 야권은 ‘망언’으로 규정해 사과를 촉구하고,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이재정 장관이 “서해교전을 반성해야 할 과제”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16일 국회 남북평화통일특위에 나와 서해교전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한나라당 심재엽 의원의 질의에 대해 “지난번 서해교전만 하더라도 결국 안보를 어떻게 지켜내느냐 하는 방법론에서 우리가 한번 반성해봐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그러나 반성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질문) 서해교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서해교전은 2002년 6월29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3마일,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남북 함정간의 교전입니다.

이날 오전 10시25분쯤 북한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북한 경비정 2척이 한국측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갑자기 선제 기습포격을 가해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조타실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이때부터 양측 함정 사이에 교전이 일어나 10시43분쯤 북한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발생하자, 나머지 1척과 함께 퇴각해 10시50분쯤 북방한계선을 넘어가 교전은 25분만에 끝이 났습니다. 이 교전으로 한국 해군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으며 해군 고속정 1척이 침몰했습니다.북한 측 피해상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이재정 장관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는 배경은 무엇이죠?

답: 물론 이재정 장관이 반성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발언 자체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라는 게 군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즉, 이재정 장관의 발언이 북한군의 기습 공격에 즉각 반격한 한국 해군의 대응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한나라당 등 야권은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죠?

답: 네,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7일 ‘망언’으로 규정하고 “국민에게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김형오 대표는 이날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무단 침범해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한 서해교전은 안보상 중대한 문제를 던진 사건”이라며 “도대체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안이하고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분들에 대해 저급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통일장관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류근찬 국민중심당 대변인도 이날 “NLL은 영토의 개념이 아닌 안보의 개념이라는 발언한 이재정 장관이 이번에는 서해교전에 대해 우리가 한번 반성해봐야 하는 과제라고 주장했다.”면서 “서해교전을 우리가 반성해볼 과제라니 도대체 이재정 장관이 대한민국의 통일장관인지 그의 안보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당사자인 한국군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네, 군 관계자들의 반응도 야권 등의 목소리 못지않게 싸늘합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NLL은 54년간 지켜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사실을 이 장관도 모를 리 없다.”면서 “만약 발언이 사실이라면 서해교전 전사자들의 희생을 무슨 말로 설명할지 묻고 싶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군의 한 장성은 “이재정 장관이 NLL을 영토개념이 아닌 안보개념이라는 식으로 발언했을 때도 NLL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에 그의 발언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청와대의 입장은 무엇이죠?

답: 청와대는 17일 이와 관련해 “(이 장관 발언에 대해) 몇 가지 다른 의견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발언의 기본적인 취지는 서해 평화정착 장치를 통해 서해교전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두둔했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재정 장관이 오늘 오전 오해된 측면이 있다라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무력충돌을 방지하고 평화유지를 위해 정치적 노력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 노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라는 이재정 장관의 브리핑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질문) 향군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규탄시위를 벌였죠?

답: 네, 향군 서울시 지부 회원 1백50여명은 17일 오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재정 장관의 ‘서해교전 방법론을 반성해봐야 한다.’는 발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향군 회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재정 장관의 발언은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우리는 이에 대해 개탄하며 즉각 해명을 촉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향군 회원들은 “국군장병이 사명완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충정에 대해 씻을 수 없는 모욕적인 언동으로 상처를 입혔다.”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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