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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틸러스 연구소 ‘한국 대선 결과 상관없이 포용정책 유지될 것’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는 12월 실시되는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든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 내부의 이같은 상황을 잘못 파악하면 미국은 대북 정책에서 또다시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나라당은 대북 강경정책, 열린우리당은 대북 포용정책.'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노틸러스 연구소'의 스캇 브루스 연구원과 티모시 새비지 연구원은 이같은 공식은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두 연구원은 최근 '김대중 정권 이후 햇볕정책은 없었는가? -한국 대선 이후 포용정책 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열린우리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이 집권한다 해도 현재의 대북 포용정책은 그 강조점만 달라질 뿐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연구원은 한나라당의 주요 대선 예비후보들은 현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 회의적이지만 포용정책의 기조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햇볕'을 북한에 쬐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접근법이 현 정부와 다를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최근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내놓는 현 정부의 포용정책에 대한 대안적인 전술을 살펴보면, 이들은 남북한 간 경제협력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보며, 그같은 경제협력이 결국 한반도 통일의 첫 단계라고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현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고 받는' (give and take) 정책이 아니라 '주고, 또 주는'(give and give) 이른바 '퍼주기 정책'이라고 계속 비판하겠지만, 오는 12월 대선까지 전개될 정쟁의 초점은 어떻게 하면 북한에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에 맞춰질 것이라고, 브루스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명박 후보는 국제사회와 연계한 경제사업을 펼쳐 북한의 경제재건에 집중할 것이고, 박근혜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포용정책을 일종의 당근으로 계속 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루스 연구원은 현재 한국 정당들의 대북정책은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견해차가 있지만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널리 이뤄져 있다고, 브루스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는 임기 첫 해 당시 이회창 후보가 한국 대선에서 이겼더라면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동참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예측을 잘못했을 뿐더러 한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읽는 데도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회창 후보가 좀 더 신중한 대북 정책을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의 대결적인 강경 대북정책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 상황과도 직결돼, 12월 한국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집권한다 해도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포용정책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강경책을 계속 고집한다면 실패를 거듭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루스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등 강경 정책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연구원은 한국 대선주자들이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공통의 기반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미국 대선주자들의 경우 경제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북한과 직접 대화하자는 의견까지 매우 다양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대선주자 중 어느 누구도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이 한국이 포용정책을 폐기할지 지속할지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포용정책을 구사할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나라당과 소속 대선주자들의 대북정책 기조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북한은 기존의 한국 보수정당에 대한 불신을 접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통일연구원 정영태 북한연구실장의 말입니다.

정영태: “(북한은) 진보와 보수에 대한 획을 분명히 긋고 있습니다. 비록 한나라당이 임시적인 여러가지 형태의 대북정책을 좀 더 유화적인 태도로 바꾼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습니다.”

정영태 실장은 북한이 앞으로 보수정당에 대한 비난에 이어 진보 정권에 대한 지지 표명도 적극적으로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영태: “진보 정권이 비록 북한 정권에 대해 덜 우호적인 행태를 보인다 하더라도 여러가지 (북한) 집단의 특성상 그 쪽을 지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죠. 그래야 자기들 대남 전략 전술을 강화하는 데 있어 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정영태 실장은 특히 북한의 반 한나라당 선전선동 활동이 처음에는 한나라당에 대한 단순 비난공세로 시작했지만 점차 유력 대선주자 개인에 대한 비난공세로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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