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조승희, 정신병원 치료 경력있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 참사로 기록된 버지니아 공과대학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 씨가 지난 2005년,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또 조 씨가 2명의 여학생을 `스토킹'한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 보도와 관련, 범인이 한국인 이민자라는 점 보다는 총기 소지 허용의 문제점과 학교 내 안전대책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버지니아 공과대학 경찰은 18일 조승희 씨가 지난 2005년 여학생 2명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 전화하거나 쫒아다니며 괴롭혀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웬델 플린춤 경찰서장은 당시 피해 여학생이 원하지 않아 조 씨를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여학생들은 조 씨의 스토킹이 귀찮을 정도였지만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했었다고 플린춤 서장은 밝혔습니다. 플린춤 소장은 또 조 씨가 스토킹 사건 이후 자살 징후가 있다는 기숙사 동료들의 연락에 따라 조 씨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플린춤 서장은 조 씨의 부모가 아들이 자살할 우려가 있다고 학교측에 알려오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조 씨가 자발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 기록이 남지 않았고, 이 때문에 신원조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회수한 조 씨의 가방에서 정신과 치료와 관련이 있는 처방약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는 18일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상자들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인 주지사는 또 이번 사건에 대한 대학당국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준 이번 사건이 18일로 발생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다각적인 보도를 통해

범인인 조승희 씨가 그동안 외톨이 같은 고립된 생활을 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조 씨의 고등학교 동창과 기숙사 동료, 같은 학과 학생들, 담당 교수, 그리고 이웃주민 등은 조 씨가 친구가 거의 없었고, 교수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으며, 때로는 이상 행동이나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조 씨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다른 한인 학생들과 거의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처럼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조 씨에 대해 사전에 조치를 취했으면 이번과 같은 대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의 범인이 한국인 이민자란 점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총기 소지 허용의 문제점과 학교 내 안전대책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지만, 규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의회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지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도 18일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와 애도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내고, 사건이 조속히 수습돼 미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서울시민들은 시청 앞에서 대규모 추모집회를 열었고, 한국 내 인터넷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물결이 번져가고 있습니다.

XS
SM
MD
LG